자기 인식

사는 이야기 2009. 4. 4. 00:46
요즘 들어 문뜩 나의 존재를 깨닫게 되어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나로 살아가는 건 나 자신이지만 어떨 때는 살아가는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흡사 온라인 FPS게임을 할 때, 자신이 조종하는 캐릭터가 죽임을 당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나의 정신이 잠시 몸 속으로 들어와 움직이듯이 현실 인식이 잘 안될때가 있다.
세수를 하러 거울을 보다가, 갑자기 내가 이렇게 생겼었구나(처음 본 사람마냥) 라고 생각할 때도 있고,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도 내가 아닌 'xxx'라는 사람이 행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 질때가 있다.

귀를 너무 쫑긋 세우고 살다보니,
주체를 잃고 객체화 되고 있는게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ps. 내가 무엇이 될 것인가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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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생각하기 2007. 9. 26. 01:05
거울이 존재하지 않았을 때 세상은 어땠을까?
물에 비춰보거나 금속에 반사된 모습을 보는 방법으로 자신을 보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편안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달가로우 형제가 제대로된 거울을 만든 이후,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거울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화장실에도, 옷장에도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까지 거울이 있는 세상이 된것이다.

매일 거울을 보면 보이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우리는 거울을 보면서
어제보다 하루 더 늙은 모습에 실망을 하고,
전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갖게 되기를 갈망한다.
TV에 연애인들이 나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성형사실을 밝힌다.
그들은 거울 앞에 서서 가장 큰 만족을 얻었을 것이다.

내가 나를 생각할 때 나의 외형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어버렸다.
사람이 사람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외형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이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외형이 아닌 내형이다.
거울이 있기 전엔,
자신을 보는 거울은 내 마음 속을 들여다는 보는 것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내면은 외면한체 모든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외형을 보게 되었다.
세상에 단 한사람만이 볼 수 있는 일을 버려두고,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에 자신이 따라가버린 것이다.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은 많지만,
자신의 내면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거울은 찾기 힘든 것인가?
얼굴에 생기는 트러블(붉은 반점이나 뽀드락지)은 매번 같은 곳에서 생긴다고 한다.
매일 거울을 보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든데,
하물며 거울로도 보이지도 않는 내면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이가 먹으면서 젊었을 때 부정했던 사람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도 2년 전에 쓴 내 글을 보면 깜짝 깜짝 놀란다.
그러나 2년 전으로 다시 돌아갈 마음은 없다.
극복하지 않고 피한다면 다시 문제와 만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심장 박동과 피로회복제다.

ps. 글을 쓰려고 했을 때는 주제가 이러지 않았는데 쓰다보니 이상하게 되어버렸다.
ps2. 추석이라 그런지 달이 정말 밝다. 태양도 밝게 빛나고 있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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