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저격수의 고백

Element 2007. 5. 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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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나의 커다란 결점 중 하나이다. 바쁠 때 일수록 더욱 더 책에 손이가고 책이 더 잘 읽힌다. 조엘 온 스프트웨어와 바이블(성경)을 동시에 읽어가고 있던 중이었는데 무슨 연유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라틴 아메리카를 알기 현실을 알기 위해 좋은 책이라고 추천을 받았던 '경제 저격수의 고백'이 생각났다. 마침 내가 도서관에 있을 때였고 책도 도서관에 고스란이 있었기에 바로 빌려볼 수 있었다.

   공부를 하다가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보려던 책이 머리 속을 들끓게 만들었다. 학교가 학제간 과목을 의무로 하고 어쩌다보니 경영학을 부전공하게 되어서 경영과목을 들을 기회가 많이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의 최우선 목표가 이익추구이다보니, 경영학에서도 기업을 경영해서 이익을 내는 방법에 대해 배운다. 그리고 과학과 공학의 기초가 수학인 것처럼, 경영도 경제학이라는 기초 위에 세워져있었다(내 생각에는).
   경제학에서 매번 이야기하는 "GDP 증가 = 경제성장 = 삶의 질의 향상" 그리고 전세계적인 거래를 통해서 모든 거래 당사자들이 이익을 본다는 이론은 매번 이해하면서도 의문을 지울 수 없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당연한 사실인데 실제도 그런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그 이론을 기반으로 세계경제가 돌아가고 있으니 믿을 수 밖에 없었다.
   투모로우를 보면 기상 이변으로 날씨가 갑자기 빙하기를 맞이하자, 미국 국민들이 남부로 대피를 한다. 멕시코에서는 밀려오는 미국인들의 입국을 불허하고 결국 미국에서 라틴 아메리카에 걸린 채무를 모두 없애주는 조건으로 미국인들은 멕시코로 대피할 수 있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채무가 얼마나 많길래 모든 문제를 전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 중 일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풀리게 되었다.
   과거에 제국들이 다른 나라나 다른 민족을 지배하는 방법은 무력에 의한 방법이었다. 힘으로 굴복시키고 힘으로 반항하지 못하도록 억제를 했다. 이러한 억제를 억제하는 힘이 약해지는 순간 도미노(피자 먹고 싶다 -ㅁ-)처럼 무너지는 크나큰 단점이 있었다. 로마제국도 그러했고 유럽사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친 몽고도 그러했다. 그러나 이성이 발달하고 교통의 발달로 세계가 가까워진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과거의 방법이 불가능했을 뿐더러 필요하지도 않았다. 사실 보다 넓은 영토가 필요한 것은 보다 많은 자원을 얻기 위함 뿐이었다. 더 이상 직접 영토를 얻어내서 자원을 획득할 필요가 없다. 세계화라는 깃발을 들고 근대화, 현대화를 명분하에 국토를 개발해주면서 하나 둘씩 자본을 잠식해나가면 그 나라의 자원을 손쉽게 얻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이 세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도 이와 같았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최전선에 서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경제저격수들이였다. UN, 세계은행과 같은 세계적 기구의 이름을 들고 들어가거나 기간시설을 구축하는 민간기업의 이름을 들고 얻어 낼 자원이 있는 저개발 국가에 침투한다. 경제계발을 위해 도와준다는 구실로 들어가는 하지만, 도와주는 방법이 무상지원이 아닌 채권을 통한 지원이라는 것에 핵심이 있다. 경제저격수는 경제예상을 최대한 긍정적(데이터 조작을 이용해)으로해서 그 나라가 되도록 많은 채권을 빌리도록 유도를 한다. 한번 자신들이 갚을 수 없는 정도의 채권을 빌리게 된 국가는 제 2, 제 3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20대마냥 매년 돈을 갚아도 채무관계를 청산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럼에도 경제저격수들은 웃으며 그 나라에게 좋은 나라일을 했다고 말해줄 수 있다. 비록 나라의 빛이 늘고 서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졌지만 GDP라는 지표는 분명히 그 전에 비해 늘어난 것이 확실하니 말이다.
   다른 나라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권력을 쥐고 있는 몇몇에게만 힘을 가하면 된다. 첫번째 방법은 앞에 말한 경제저격수들이 경제예상지표를 이용해서 권유를 하거나 뇌물 같은 것을 이용해서 회유하는 방법이 있다. 첫번째 방법이 안통하면 자칼이라는 두번째 방법을 이용한다. 눈에 띄지 않는 특수부대를 이용해서 협박을 하거나 주요 반대인사를 가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방법은 전쟁을 통해 직접적인 무력을 행사하는 방법이다. (2차세계대전이 워낚 큰 전쟁이라 눈에 안띄어서 그렇지 직,간접적으로 미국이 일으킨 전쟁은 셀수 없이 많다)
   어찌되었건 그들이 성공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혼란스러운 20세기를 지나 결국 지구라는 곳에는 자본주의라는 경제논리만 살아남게 되었고 세계화는 좋던 싫던 세계적인 흐름이 되어버렸다. 안정적으로 석유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고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지금도 입고 있지만 어쨌든 엄청난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는 이라크를 점령해 직접 석유를 시추할 수 있게도 되었다. 물론 그들의 활발한 활동 덕분에 라틴아메리카는 20세기를 대표할 수 많은 영웅들이 탄생하고 죽어간 장소가 될 수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학자들이 향후 20~30년 뒤에는 미국을 앞지를거라고 예상하고 있는 중국을 사실상 현 세계제국의 지배자인 미국이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가 현재에 처한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예전에 했던 방식대로 계속 세계를 제패할 수 있을지 아니면, 첫번째, 두번째 방법이 연달아 실패해서 극단적인 방법을 쓰게 될 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 지금 쥐고 있는 패권을 절대 놓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대기업들은 사실상 세계화에 성공하여 세계기업이 되었고 지구 방위대(?)의 상징인 미군들도 세계화에 성공해서 5대양 6대륙을 마음것 누비고 있지만 중국이 팽창하게 된다면 이들과 정면으로 맞붙을 날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 때 한반도가 갖는 중요성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이어주던 중동의 역할과도 비슷해 질 것이다. 그들의 격전지가 될 수도 있고 모든 문화가 흘러드는 문화의 중심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경제 저격수라는 것을 소개해주어서 내가 배우고 있는 학문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 이상의 내용이 없다는 것이 정말로 아쉬운 책이다. 사실 이 책의 저자가 정말 마음을 먹고 신념을 가지고 책을 발간했었으면 지금이 아닌 경제저격수의 역할에서 손을 땐 20년전에 이 책이 나왔어야한다. 지금 시점에서는 미국의 그간 50년간의 활동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이런 책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그런 활동을 다시 한번 증명시켜주는 역할 밖에 될 수 없다. 그것이 이 책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책의 내용을 평가절하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모든 것들(경제, 문화, 정치, 사회, 과학 등등)이 미국 중심으로 되어있고 미국 중심으로 배우지만 우리가 정말 미국이라는 나라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더 이상 20세처럼 이데올로기라는 이분적인 구분으로 좋은 나라, 나쁜 나라를 구별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내일은 어떤 기분을 가지고 생활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데 어떤 한 나라가 가지고 있는 본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일단 석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에서 도요타와 같은 하이브리드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다는게 무척 의문스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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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을 쓴다고 말은 내용은 많이 써버렸지만 내용의 종결도 없고 말하고자 하는 내용도 오락가락한다.
요즘 정신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런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연연하지 않는 다고는 하였지만, 블로깅이 편하지 않게 된 것도 또 한가지의 이유이기도 하고.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꿈으로 빠져들고 꿈에서 또 다른 현실의 대안을 찾지만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현실이다. 다만 꿈이라는 곳에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혹은 내가 인정하지 않았던 사실들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 꿈이 나에게 가져다 주는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를 여기에 쓰는 건지 혹은 써야 하는 건지 -ㅁ-.
미투나 가입해야겠다. (누가 초대해 줘야 하는데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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