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12)

떠나기 2008. 4. 25. 15:06

   담양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나의 실수로 카메라를 떨어 뜨렸었다. 그 때문에 필터부분이 찌그러져서 깨진 필터를 때어낼 수가 없었다. 물론, 카메라의 노출이 제대로 맞는지도 확인 할 수 없었고. 펜탁스 수동 카메라를 수리하는 곳 중에서 평이 좋은 곳이 대구 중앙로 근처에 있어서 이곳에 들려 카메라를 점검 받아 보기로 하였다. (PC방비, 2300원), (면도기+우유, 1200원), (던킨도너츠, 1900원), (동대구역->중앙로 지하철, 1100원), (보관함 48번, 1000원), (잘써지는 펜,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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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엔 가을 분위기가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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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던전으로 들어가는 입구



   내가 점검을 받은 곳의 정확한 명칭은 '대구 삼성카메라 A/S센터'였다. 혹시 돈을 받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가게 아저씨를 만난지 몇초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이 다 사라질 정도로 아저씨가 친철하셨다. 노출, 초점을 모두 확인해 주시더니 정상이라고 하셨다. 찌그려져서 안빠지던 필터도 친절히 제거해 주셨다. 혹시 대구 사시는 분이 카메라를 고치게 되신다면, 이곳을 강력추천해 드린다 : )    (PC방비, 1000원)

   '대구여자들 예쁘네'라고 쓰려는 순간, 미술용 지우개 같이 펜을 막는 얼굴이 내 앞으로 지나갔다. 오늘 날씨는 무척 추웠다. 다행히 여행용으로 산 점퍼에 깔깔이가 포함되어 있어서 얼지는 않았다.

   혼자하는 여행 중 가장 어려운 점은 외로움이다. 외국에서 여행을 한다면, 나와 똑같이 혼자 여행을 온 여행객이라도 만나겠지만, 국내여행에서 혼자 여행 온 사람을 만나기란 하늘에서 별따기와 같다. 하루에 평균 10마디 정도 했던거 같다. 대부분의 시간을 시내버스에서 보내니, 가만히 생각할 시간은 많지만, 그 많은 시간들 속에서 외로움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대구에서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지난 광주에서 만난 분처럼, 내가 활동하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대구에 간다고 하니, 밥을 사준다고 하신 분이 계셨다. 거기에 가입한지도 얼마 안되셨다던 카나리아님이었다. 일단 식사를 했다. (목루, 1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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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내내 초상권을 주장하심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근처에 있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로 하였다. 보드게임방이 이상하게 주변에 없었고, 어디서 이야기를 하자니 처음 만난 사람끼리 이야기를 하기도 뭐했다;;;. 그 때 쯤에는 이상하게 보고 싶은 영화가 없었는데 다행 삼거리 극장이라는 뮤지컬 영화가 있어서 그걸 보았다. 사실 카나리아님의 의견은 거의 묻지도 않고 내 위주로 골랐는데 어떻게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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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을 지킨다고 찍은 사진인데, 도려 비난을 받게된 문제의 사진들 중 하나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뮤지컬 영화답게 중간중간에 나오는 노래들이 영화보는 내내 나를 즐겁게 했다. 플롯이 약간 허술한 점이 눈에 보이지만, 한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눈 감아줄만 하다. 재미있게 보셨을려나?

   애니메이션과(맞나?)에 다니신다는 카나라이님은 내 여행기 노트에 간단한 그림을 그려주셨다. 정말 감사드니다. 여담이지만, 아쉽게도 카나리아님은 나와 만난 후 얼마 되자 않아 커뮤니티에서 사라지셨다. 일말에 의하면 나랑 만난 것 때문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카나리아님이 해주신 그 커뮤니티에 오게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할 것이다. 물론 그런 이유는 다른 커뮤니티 사람들에게 말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위와 같은 이상한 사진을 올려서 나간거라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나도 지금은 탈퇴한 회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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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북부정류장에서 아저씨가 라면을 먹고 싶다고 하셔서. (600원), (북부정류장->왜관북부터미널 250번, 2000원)
   0번 버스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무척 신기하다 +_+ (왜관북부터미널->구미역 111번, 1800원)

   감기가 걸렸던가, 몸살이 났난보다. 몸이 무척이나 힘들다. 어서 기숙사로 돌아가야 할텐데 ㅠ_ㅠ, (꼬치우동,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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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대기업이 얼마나 크냐면, 대기업의 본사나 주요공장이 있는 도시의 인구는 보통 50만이 넘는다.

   기수를 강원도가 아닌 대전으로 돌리게 되면서, 중간에 들릴 곳이 생겼다. 바로, 큰 고모가 살고 계신 구미이다. 어렸을 때 몇번 가보기는 했지만, 명절때 마다 친가 중심으로 모이는 문화 덕분에 그렇게 많이 가보지는 않은 곳이었다. 큰고모를 뵈면 좋겠다는 마음 반, 나쁜 마음 반으로 큰 고모 댁에 들리게 되었다. (오락실, 600원). 사촌인 도형이와 PC방에 가서 스타와 카오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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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11)

떠나기 2008. 3. 23. 21:45
   일어나긴 했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창밖을 보니 비가 우수수 쏟아지고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 해안선을 따라 강원도 쪽으로 올라갔으면 정말 큰일 날뻔 했다. 어제 내가 모든 돈을 냈기에 승진군이 오늘은 회를 사준다고 하였다. 과연 얼마나 비싸고 얼마나 맛있을까???
   ..........아놔, 시내로 나가서 일식집을 오긴 했는데 너무 비쌌다. 비싼 만큼 맛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가게의 이름은 미송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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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일이 없었다. 카오스를 하러 둘이 PC방에 갔다. 저 때는 거의 카오스 초짜였기에 아이템도 잘 모르고 스킬도 잘 모를 때였다. 옆에 친구가 교내 3위를 했다고 해서 믿고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친구도 참 못했다. -ㅁ- (PC방비, 4000원), (택시비, 3200원)

   포항공대에는 내 고등학교 동창이 한명 더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3명이지만). 그(양걸)가 저녁과 함께 술집과 그리고 Bar에 데려가 주었다. 여기서부터 Bar에서의 굴욕의 역사가 시작된다. 분명 나는 손님으로 Bar에 갔다. 그런데 가서 한시간 동안 줄곳 까이기만 했다. 86같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86 바텐더에게 모진 구박(남자다운 남자 같지 않다며)을 받았고 그 후론, Bar에서 가는 족족 기분 나쁜 일 혹은 바텐더에게 까이기만 당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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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보니, 술은 당구에서 져서 사 준듯 하다



   비가 그친 아침을 보고, 날씨를 느끼고는 다음 기착지를 정했다. 아무래도 구미를 들려 대전으로 돌아가야 할듯 했다. 대구도 아니고, 꼭 집어 구미를 말하는 이유는, 그 곳에 큰고모가 살고 계시기 때문이었다. (포항공대->포항시외버스터미널 105번, 900원), (프렌치카페 2개, 2150원), (포항시외버스터미널->문덕 106번, 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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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포항공대입시 담당 아저씨가 말하던, 포항공대 1기생들이 삽들고 가서 만들었다던 그 호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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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분까지 가야 버스를 탈 수 있는데;; 그냥 시외버스를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나, 나와의 약속을 져버리면 안되니!!!

내가 나를 바꾸려 노력해서 내가 원하지 않고 타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꾼다면, 그 모습이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T-Money라고 적혀 있는데, 서울 것과는 다른 포항에서만 적용되는 T-Money라고 한다. 대체 교통카드들은 언제 범전국적으로 통합시킬 것인지 의문이다. 그 비범용성이 계속 되는 중심에 서울의 T-Money가 있고 그것을 서울시에서 방종하고 있으니 이것 참...... (1년이 지난 지금 곧 통합된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문덕->감포 무번호, 1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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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안해도 졸리다. 공기가 나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항상 그래왔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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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다...



   앨지럼에서 대구에 사는 '카나리아'님하고 대구 동성로 한일 극장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와!!!) (감포버스정류장->경주 100번, 1300원)

   지나가다 해병대 훈련장을 보았다. 절벽에서 강하를 기다리는 사람과 다 내려와서 편히(?) 머리를 박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역시 괜이 해병대가 아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후덜덜덜덜.....

   버스를 잘못 탔나? 뒤에 있는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더니, 지금은 전화를 하면서 지랄을 하는데 시끄러워 죽겠다. 비도 다시 오기 시작했고, 해는 벌써 떨어졌다. 경주에서 포항 갈때는 시외버스타서 1시간도 안걸렸는데,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노선을 타니 3시간도 넘게 걸리는 듯 하다. 정말이지, 지치고 점점 짜증이 난다. ㅠ_ㅠ. 지나가다 첨성대를 본게 유일한 수확! (경주시외버스터미널->영천터미널 시외버스, 3300원), (큰고모네 드릴 선물(찰보리빵), 10000원), (계란빵 2개, 1400원)

   영천에 왔는데 터미널 주변에 아무 것도 없다......-ㅁ-;;; 영천시가 아닌던가?? 지나가다 E마트도 보았는데 어디가 시가지인지 전혀 모르겠다. (영천터미널->대구동부터미널 55번, 2000원), (던킨도너츠, 1300원), (순대국밥, 4500원), (여관비-동명장, 18000원)

   매번 여관비를 2만원을 불러서 담합했나 했는데, 2만원이 법정 최저가격이라는 것을 여기서 알았다. 아줌마에게 말씀을 드려서 2000원 깍아 투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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