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두려움

사는 이야기 2008. 2. 15. 03:06
HCI 학회가 열린 휘닉스파크(사실 주 목적은 스키)에서 원주로, 원주에서 대전가는 버스를 대전으로 그리고 그곳에서 학교로 돌아왔다.
전날 학회에 온 형들과 술을 새벽까지(아침 6시 10분) 마시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덕분에, 학교까지 가는 버스내내 계속 잠을 잤고,  오전에 동생의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다는 사실을 까먹고 못갔다.

어쨌든, 힘겹게 달려 지난 4년간 있었던 학교와 조우했다.
12월 31일, 짐을 싸서 DML로 떠났을 때가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이니, 2008년 들어서 처음 본 학교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였을까? 무척이나 낫설었다.
처음 DML에 왔을 때와 같은 두려움이, 4년동안 지냈던 학교에서 느껴졌다.
우숩다.
집 같던 학교에서 떠나는 나에게 DML은 미지의 세계이자 두려움이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DML을 떠나 학교로 돌아오니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세계관이 되어버리는 휘발성 강한 내 메모리답게,
카프카와 같이 세상이 모든 곳이 낫설고 두려운 방랑자가 되어버린 것 같다.
추억이라고 불리는 기억을 밟고 살고 있다.
별들만이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한결 같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오늘은 지난 4년동안 같이 공부한 친구들의 졸업식이 있는 날이었다.
내일은 DML에서 6주동안 진행한 프로젝트의 마지막 발표가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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