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사는 이야기 2009. 5. 4. 22:41

기숙사 방 안에 앉아 있다가 물을 마시기 위해 방 밖으로 나왔다.
한손에 물병을 들고서는 평소 학교에 나갈때 하던대로 방문을 잠그고는 문을 닫았다.

'아뿔싸, X됐다.....'

나는 속옷차림에 신발을 신고는 망연자실하게 방문을 바라보았다.
열쇠는 당연히 방안에 있었다.
기숙사 방문을 열기 위해서는 새벽 몇시에 돌아올지 모르는 룸메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다른 방법으로는 속옷만 입고 기숙사 사감실까지 미친듯이 뛰는 방법도 있었지만,
카드키도 없는 마당에 잘못 나갔다가 영영 기숙사 안으로 못 들어올 수 있었기에 무리였다.

세탁실에 말려져 있는 옷들을 입고 나가볼까? 말까? 고민하던 찰라,
3층 엘레베이터가 열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그 사람에게 핸드폰을 빌릴 수 있다면 메이데이를 치면 30분정도 떨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럭키가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사람은 사감 선생님이었다.
옆방에 어떤 사람이 문이 잠겨서 마스터키를 가지고 문을 열어주러 오는 상황이었다.
덕분에 나는 기숙사 방 밖으로 의도치않게 가출한지 5분만에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역시 가출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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