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1)

떠나기 2007. 3. 16. 11:35

언제 이 여행을 생각하게 된지는 모르겠다. 인터넷 신문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버스타고 가는 이야기가 올라오기 이전이었던걸로 기억을 한다. 평소처럼 하염없이 웹서핑을 하다가 보게 된거라고 생각이 된다. 어찌되었던, 나는 시내버스만 타고 전국여행을 하기로 계획했다 (물론 나중에 바뀌었지만). 같이 갈 사람도 없을 뿐더러 사진을 찍고 가고 싶은 곳을 내 마음대로 가고 싶어서 혼자가기로 정했다.

여행의 목적은 1년 전부터 계속 머리속에 맴돌던 생각을 정리하고 부가적으로 여행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이었다. 그 목적을 위해 준비물을 하나, 둘씩 챙겼다. 메인 카메라로 Me Super를 챙기고 부가적인 서브 카메라로 Minox 35 GL을 챙겼다. 렌즈로는 SMC M 50.4와 Tokina 24mm, SMC M 100.8 그리고 접사튜브를 챙겼다. 10일간의 여행을 위한 여분의 옷 한벌씩과 속옷과 양말 몇개를 챙기고 여행 기간동안 느낀 점들을 적기 위한 빨간 체게바라(사진에 많이 나온다) 수첩을 챙겼다. 아, 그리고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알기 위한 전국지도 한개를 마지막으로 모든 여행준비를 마쳤다.

룸메이트인 주원이형과 김치찜을 점심으로 먹은후, 우리학교 ICU가 있는 대전에서 출발하였다. 평소에 자주 타던, 가을학기 때에는 근 한달 반동안 매일 2번씩 타던 711번을 타고 은행동으로 가는 것이 여행의 시작이였다.(711번, 8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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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첫 버스



다음에 타야하는 버스는 은행동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멈추는 계룡시행 201번 버스는 타는 것이였다. (201번, 환승 4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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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동에서 타고온 201번 버스의 모습



계룡시(신도안)은 한창 개발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새로운 아파트 촌이 생기고 새로운 시청도 건설이 완성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곳도 역시 개발은 대전과 가까운 쪽으로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가 내리는 곳은 버스의 종점인 신도안 APT였다. 내가 10년전에 한번 가본 적인 있는 신도안의 기억이 여기였다는 것을 내리자 마자 깨달았다. 신도안 APT는 군인 가족들을 위한 APT로 그 곳 앞에는 고등학교 때 2명의 친구로부터 익히 들었던 용남중-고등학교가 있었다. (글이 날아가서 글 쓸 마음이 살아져버렸다..-ㅁ-)

한가지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내가 도착하기 직전에 논산으로 가는 버스가 떠났고 다음 버스가 오기 위해선 1시간~2시간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슈퍼에 가서 죠스바(370원)를 하나 사서 빨면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을 기다려서 논산역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46번, 9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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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안 정류소 매표소



논산은 예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곳이었다. 공주에는 없었던 기차가 지나가고 고속도로도 옛날부터 뚤린 도시가 논산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발전한 도시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가보니.....-ㅁ-;;; 내가 지금 논산시에 온 것인지 논산군에 온 것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여락했다. 아직도 시내버스에 번호가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버스에 번호도 없고 정류장에 표시도 잘 안되있어서 논산터미널과 시장부분은 근 1시간 30분동안 헤메서 간신히 강경으로 가는 버스에 탈 수 있었다. (치토스 500원)+(무번호, 9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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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외버스터미널



젓갈로 유명한 도시답게, 강경 곳곳에서 젓갈집을 쉽게 그리고 많이 볼 수 있었다. 강경으로 오던 도중, 충남금융권 직원 중의 절반 이상이 나왔다던 강경상고도 볼 수 있었다. 해가 조금씩 저물어가기에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익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333-1번, 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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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강경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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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이라 마크가 학동인가보다;;



내가 놀랐던 도시 중 하나가 익산이었다. 나는 익산이 이렇게 큰 도시인줄도 몰랐다. 전라북도에는 전주밖에 없는 줄 알았던 나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버스에서 익산 사람들이 '원대', '원대'거리기에 거기가 어딘지 궁금해했었다. 알고 보니 원광대학교였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이병민이 차린 PC방인 Golden Boy를 볼 수 있었고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요금을 내면서 내리는 버스가 신기했다. (처음에 앞문으로 타려다가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혼남..-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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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역은 도시의 중심인 것 같다



익산에서 전주를 가려면 삼례를 거처야만한 했다. (111번, 1200원) 삼례는 읍소재지 인듯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작은 읍에 우석대학교 건물이 있었는데 그 건물이 무려 20~30층정도 되어보이는 고층건물이었다. 주변에는 높아봐야 2~3층되는 건물들 밖에 없는 곳에 대학건물이라는 이름하게 엄청나게 높은 마천루가 있는 것이다. 보는 내내 한숨만 나오는 건 어쩔수 없는 것이겠지. 삼례에서 전주로 이동 (383번, 1300원)

전주에 도착하니 해가 모두 저물었다.(필름 카메라이기에 해가 저물면 사진을 전혀 찍을 수 없다) 필요한 것만 싸왔다고 생각했던 짐이 생각보다 무거웠고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얼른 숙소를 찾아야했다. 다행히 전주에 집이 있는 후배들에게 물어, 전북대 근처에 있는 찜질방을 찾을 수 있었다. 근처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에서 국밥을 먹고 피로를 풀기 위해 서둘러 찜질방 안으로 들어갔다. (콩나물국밥, 3500원) + (PC방비, 1000원) + (찜질방, 6500원) + (1회용 샴프, 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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