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타고 떠난 유럽여행 5일째

떠나기 2007. 11. 23. 15:11

자동차타고 떠난 유럽여행 다섯째날 (2007/06/30)

   저번 여행기에서 나의 여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푸조리스'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깜빡했다. 중요하기에 하루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언급하려고 한다. 푸조리스는 푸조에서 돈을 내고 차를 빌리는 제도이다. 차를 빌린다는 것 자체는 렌트카와 비슷한데 렌트가와 다른 장, 단점들이 몇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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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죠!



   첫번째, 새차를 새로 받는 다는 것이다. 렌트처럼 중고차를 받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차를 받게 된다. 리스의 과정을 엄밀하게 설명하자면, 차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계약자는 새차를 사게 된다. 그렇게 여행기간 동안 산 차는 여행이 끝난 후, 프랑스 정부와 프랑스 자동차 회사에 의해 프랑스 국민에게 중고로 팔리게 된다. 그 과정이 생략되고 간편화 된 것이 리스이다. 렌트를 하는 것처럼 차를 빌리기만 하면, 새차를 사고 다시 팔고 거기에 보험까지 프랑스 정부와 자동차 회사에서 알아서 해준다. 문제가 있을지 모르는 헌차를 받는 것보다 비닐도 안 벗겨진 외제차(?)를 타는 기분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두번째, 100% 보장되는 보험이 기본적으로 포함이 되어있다. 렌트카를 빌릴때 가장 큰 문제가 간단한 접촉사고만 나더라도 상당히 큰 금액을 물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 정도인데, 유럽에 나가 사고가 난다면 우리나라에 비해 더 큰 금액이 나올거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만약 큰 사고가 나서 문제가 생긴다면 보상금 한푼도 받지 못하고 타향땅에서 쓸쓸하게(국내 운구비용이 생각보다 엄청 비싸다) 묻힐 가능성도 있다. 리스의 보험범위는 생각할 수 있는 거의 생각할 수 있는 전 범위를 커버한다. 어느 정도냐면, 만약 사고가 나서 차를 폐차시키더라도 운전자는 돈 한푼 내지 않는다. 오히려 남은 기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새차를 받거나 원하면 남은 기간을 돈으로 환불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큰 장점들이 있지만 단점도 있다. 일단 새차를 빌리는 일이기에 최소 17일 이상을 빌려야지만 계약을 할 수 있다. 또한 프랑스 정부에서 시행하는 제도이기에 푸조 같은 프랑스 자동차 회사에서만 리스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가 아닌 곳에서 차를 받거나 차를 대여할 경우 운송비를 받는다. 또한 보험이 풀커버리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지만 운전자 또는 운전자 직계가족이 운전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렌터카의 경우, 옵션 선택에 따라 보험운전자를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내가 판단하기에, 17일이 넘을 경우 렌터카의 경우보다 이득이 더 많았다. 새차도 새차지만 렌터카의 경우 보험혜택을 원하는 만큼 받을 경우 예상했던 금액보다 크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리스의 경우 운전 초보인 나에게 가장 중요한 보험혜택이 확실했기에 리스가 확실히 더 괜찮아 보였다. 문제는 40일이 넘는 유럽에서의 운전을 나혼자 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보험혜택 없는 동행도 운전을 종종 해야 한다는 것이다. 푸조리스 설명은 대충 여기서 마치고 다시 여행기로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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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먹을 김밥 싸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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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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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침밥...;; 개밥 같다



   바닥에 매트가 없어서 그런지 따뜻하지는 않았다.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에 비가 오는 줄 알고 몇번을 깨기도 했다. 중학교 때의 악몽 같은 경험이 있어서 비가 오느 날 텐트에서 자는 것이 무섭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바람에 나도 결국 평온에서 깨어난다.
  캠핑장 바로 옆에 있는 몽생미쉘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돈을 내야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몽생미쉘로 가는 뚝위에 세워두고 그곳까지 걸어갔다. 섬위에 성처럼 우뚝 선 몽생미쉘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하늘에서는 갈매기가 날아다녔고 길건너 초원에는 양들이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었다. 멋있다는 일몰은 날씨가 흐려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가위 바위 보에 지지 않아 성안도 조금 들어가 봤으니 기쁘다. (* 가위바위보에서 진 기욱이는 나머지 사람들을 위해 차로 돌아가 차를 끌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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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생미쉘의 멋진 모습!! 두둥!! 은 아니고 포토샵 떡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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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몽생미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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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들, 주변에 거름이 많아서 그런지 잘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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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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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길이지만, 사실 변이 너무 많다...-ㅁ-



   여행의 목적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에펠탑에 올라갔지만 너무 높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해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을 뿐더러, 사실 가장 큰 이유는 그 계획이 말살되어 버렸다는 사실일 것이다. (다행이지?). 다시 10년 계획을 차근히 해나가기로 다시 한번 맹세했고,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피가 아닌 땀으로,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이루어 낼 것이라고.
   그렇다면 새로운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 멋진 풍경을 보고 그것을 사진으로 옴기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생각의 범위를 넓이고 관용의 깊이를 키우려면 보는 것 이외의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외국인과 친숙해져서 거리낌없이 지내는 것이겠다. 이거 말고 다른 것이 더 필요한데 무엇이 있을까? 시쓰기? 관광객으로 와서 관광객 관찰하기? 아직 5일 밖에 안지났으니 좀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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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위에 있는 성, 몽생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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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파닥파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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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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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욱이는 차를 가지러 가고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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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성안 어느 정도까지는 돈을 안낸다는 것을 알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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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이 아기자기하다, 그런데 이렇게 넓은데 어떻게 42명 밖에 안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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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로 1시간 정도 (좀 헤맸다) 걸려 생말로에 도착했다. 처음에 주차장에 주차하려는 데 줄을 선 곳이 만석이라 다른 곳을 찾느냐고 고생 좀 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주차기계가 주차가능 대수와 현재 주차 대수를 비교해서 주차 가능한 곳이 없으면 주차장으로 들어 갈 수 없게 해준다. 무리하게 주차장으로 보내 주차장에서 빙글빙글 도는 차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비교 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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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말로를 구경하러 가기 전에 싸온 김밥을 먹었다



   생말로는 성안에 있는 도시이다. 낙안읍성에서도 그랬지만 나는 성안 마을을 무척 좋아한다. 어렸을 때 구석에 들어가 숨어있기를 좋아하던 버릇 때문인지는 몰라도, 성벽 안에 숨어 있는 집들을 보면 매우 아늑하게 느껴진다. 생말로도 그 때문에 좋은 인상으로 다가왔다.
   몽생미쉘처럼 이곳도 갈매기들이 많이 날아다녔다. 인구수 42명인 몽생미쉘보다 사람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갈매기들이 사람들을 안 무서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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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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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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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내가 인물사진을 찍는 경우는 드물고, 그래도 살아있는 것(?)을 찍고 싶어하는 나는 동물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 걱정 없이 찍을 수 있고 못나와도 그들은 불만이 없다. 다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움직일지 몰라서 어렵다는 점을 제외하고, 이곳의 갈매기들도 마음에 들었다. 해변에 있는 성에 바다와 함께 있어 그림을 만들어 주었다. 다만 내가 그 그림을 나의 캔버스에 옴길 실력이 안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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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예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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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식으로 밀물이 들어왔다가 썰물 때 물이빠져나가면 자연 수영장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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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때만 갈 수 있는 섬으로 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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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본 생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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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무덤



   사이다의 원조라는 Cider라는 술이 이곳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성안에 있는 상점가로 들어가 Cider를 팔고 있는 곳으로 갔다. 한개에 3유로인데 똑같은 맛으로 2개를 사면 하나는 공짜라고 한다. 기욱이와 나는 집에 가져다줄 생각에 하나씩 샀다. 그리고 남은 하나는 시음용으로 남겨두고.
   근처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어서 들어갔다. 엄청나게 큰 콘에 담아 숫가락으로 먹을 수 있게 팔았다. 우리는 각자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게 2유로 짜리 작은 콘 4개를 사먹었다. 맛은 있는데 너무 달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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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서 있는 줄



   캠핑을 할동안 먹을 식재료와 아직 사지 못한 테이블과 매트를 사기 위해서 가장 가까운 까르프로 이동했다.
   프랑스는 국토가 넓어서 그런지, 도시 안에 대형마트들이 있는 것이 아니고 교외 지역에 쇼핑단지가 형성되어 있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그곳으로 이동해와 물건을 사가는 것 같았다. 보통 30~40km 떨어진 곳에서 오지만 넓은 벌판위에 만들어 놓아서 매장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우리나라는 땅을 구매하고 건물은 높이 쌓고 주차장 확충에 힘을 쏟지만 여기는 벌판이 많아 (산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런 점은 전혀 신경을 안써도 되는 듯 하다. 관건은 멀리 떨어진 고객들을 그곳까지 어떻게 오게 할 것인가? 이겠지.
   까르프에서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 어느덧 반이나 떨어진 기름을 다시 채워넣었다. 고기를 구워먹으려고 고르고 있었는데, 고른 고기가 양고기인지 아닌지로 한참을 고민했다. 직원은 영어를 못알아듣고 우리는 프랑스어를 못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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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테이블



   오늘 저녁은 만찬이다. 까르프에서 산 삼겹살을 굽고 상추에 쌈장도 넣어 먹고 새우도 구워서 먹었다. 아참! 과일도 잔뜩 있었지. 그런데 김치를 먹지 않아서 그런지 속이 거부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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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과 고기괴괴괵기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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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린 여행기를 쓴다고 1시간 넘게 안자고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자세히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텐트 밖이 비오는 소리로 무척 시끄럽다. 그래도 매트(오늘 까르프에서 산)가 있어서 냉기가 올라오지는 않았다. 내일은 뚜르로, 보르도로 한참을 다리는 날이다. 푹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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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어스 Panoramio 링크

오늘 거쳐간 도시들 : 몽생미쉘, 생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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