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관

생각하기 2009. 10. 12. 23:24
한국에서의 삶이 고달프고 힘들거 같아서 나중에 이민 가서 살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요.
요즘 자꾸 드는 생각인데 이민 가면 안될거 같아요.
언어적 차이나 문화적 차이는 극복해야 하는 거니 그렇다 치더라도.
이민을 가게 되면 원래 그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엄청난 핍박을 받을거 같아요.

일단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백인이 아닌 아시아 사람들이 이민을 오려고 하면 사람들이 싫어하는데,
제가 가려고 하는 유럽사람들이 보기에는 이민을 통해서 자국의 복지혜택을 무임승차 하려는 사람처럼 보일거 같아요.
당연히 저는 유럽 사람들 입장에서는 올림픽, 월드컵 빼고는 듣도 보지도 못한 나라에서 온 아시아 사람일텐데,
제가 그 쪽에 이민을 가면 단번에 듣보잡 국적을 없애고 선진국의 국적을 갖게 되는 거 잖아요.
그 사람들은 제가 좋은 국적과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만든 사회적 혜택을 받으러 온 거라고 싫어하겠죠.
프랑스고 독일이고 몇년 전부터 이러한 자국 출생 사람들과 이민자&이민2세 문제로 시끄러웠구요.

저도 모르게 나오는 사람을 차별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놀라는 것과 동시에,
그 쪽 나와 같은 인간인데 분명히 차별적일 것을 생각하면 이민 가기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고르라면 '선입관 깨기'라고 말하고 싶다.
'선입관을 갖지 말자, 갖지 말자' 아무리 되뇌어도 힘든게 선입관을 깨는 일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만큼의 시간적 경험을 쌓았다는 이야기이고,
이 말을 다른 말로 해석하면 그 만큼의 선입견이 쌓였다는 이야기와도 같다.

약속으로도 힘들고 말로도 힘들고 이걸 깨는 방법은 자신의 관점이나 생각에 끊임없이 의심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두루 들어보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
객관적이라는 말은 주관적이라는 말의 반대말이긴 하지만, 이 둘을 서로 독립적일 수 없는 존재이다.
어느 누가 순수한 객관적인 주장을, 또는 순수한 주관적 주장을 할 수 있을까.
객관은 각 개인들의 주관의 모임이 될 수 밖에 없고 주관은 각 개인이 객관적인 사실들을 듣고 도추해낸 의견이 될 수 밖에 없다.

'마음을 비운다'는 동양의 진리도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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