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머니

사는 이야기 2007. 5. 10. 19:10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던 초등학교 시절 어느 날이었다.
학교에서는 미술시간을 이용해서 부모님께 드릴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게 시켰고,
그렇게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크리스마스날 부모님께 선사해드렸다.
카드에 적은 내용이 어땠는 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한가지 기억나는 것은 "어머니, 아버지께"로 편지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이를 가장 난감하게 만드는 질문인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처럼
왜 "아버지, 어머니께"가 아니고 "어머니, 아버지께"로 쓴 것에 대해 꾸증을 들었다.
사실 진담반 농담반으로 하신 말씀이긴 하지만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실 줄은 몰랐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한쪽은 좋아하시고 한쪽은 싫어하게 되시는 제로섬 문제여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였다.

어버이날이어서 그런지 문뜩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그 날이 지난지 벌써 10년이 지난 일이지만, 영리한 나는 아버지에게 먼저 안부전화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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