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사는 이야기 2009. 10. 25. 17:14

사람들이 건망증이라고 부르는, 일시적으로 기억했던 것을 까먹는 일이 나에게도 종종 일어난다.
내가 겪는 건망증의 일반적인 증상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그것과는 다른 생각이 떠올라 앞서 생각했던 것을 까먹는 경우이다.
무의적으로 까먹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새로운 생각을 떠오르게한 자극이 컸을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자면, 슈퍼마켓에 우유를 사러가던 도중에 길에서 커다란 교통사고를 봤을 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퍼마켓에 가서 우유를 사야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길을 걸아가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보고는 우유를 사야 한다는 생각을 까먹게 되는 것이다.
이걸 진화유전학적인 관점에서 옳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진화를 통해 발전해왔다면 당연히 커다란 자극을 통해 얻은 기억을 강화시키고 작은 기억들은 지우는게 정보관리 관점에서 이득을 주는 자연선택이었을 것이다.

요즘 기억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무려 3번 연속으로 까먹은 일이 있었다.
가기 전에 기억해놓고 있었다가, 그 곳에 가면 까먹고, 그 곳에서 나오는 순간 다시 기억이 난다.
내가 왜 자꾸 까먹는 것일까, 고민고민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위에서 말한 이유 때문인듯하다.
정신줄을 놓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기에 작은 기억들이 매번 증발해버린 것이다.

다음 번에는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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