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가리려는 자들

Acropolis 2009. 7. 23. 01:39

   오늘 60년만에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기일식이 아닌 부분일식으로 관찰할 수 있었는데 그게 퍽이나 아쉬웠는지 그 시각 국회에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께서는 손가락으로 태양을 가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 물론 태양을 손으로 가린다고 해서 가려지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개짓이다.

   일자리를 2만개나 만드는 민생법안이고 방송선진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한나라당이 말하는 미디어법. 그러나 사실상 오늘 입법된 미디어법은 한나라당 본인 스스로도 명분도 잃은 법안이었다. 일단 민생법안이라는 이야기부터 해부해보자. 일단 미디어법이 민생법안이 아니라는 것은 이 법의 주요입법자인 나경원의원이 최근에 스스로 말한 내용이다.("나경원 “미디어법, 국민생활 밀접한 법 아니다"). 또한 일자리를 2만개나 만들고 방송을 선진화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근거가 되었던 보고서가 조작되었고("미디어법 보고서 조작 논란... "허위광고 그만!") 조작되지 않은 원래 수치를 넣으면 사실상 한나라당에서 말하는 경제효과나 일자리 증가는 사실상 없어진다.
   솔직하게 까놓고 말해서, 한나라당에서 말하는 대로라면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지금 있는 일자리 2만개에서 두배인 4만개의 일자리가 된다고 하는데, 수요라고 볼 수 있는 인구는 늘리도 않는 상황에서 공급이 2배로 늘면 과연 성장이 2배가 될까? 오히려 같은 파이를 놓고 더 많은 사람이 싸우는 더 안 좋은 상황이 될 가능성이 다분할 것이다.

   국민의 60%이상이 반대하고 직권상정의 경우는 국민의 80%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오늘 일식 마냥 국민의 80%의 입장을 손으로 가리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다. 그러고는 지들끼리 이제 단합이 잘되서 좋다고 노는 꼴을 보자니 얼마 안가서 그 잘난 단합심으로 똘똘 뭉쳐서 후회할 미래가 훤히 보인다.

   오늘 일 중 가장 놀라운 일은 박근혜의 행보였다(박근혜 "이 정도면 국민 공감해줄 것"). 전날까지는 미디어법에 반대를 표명해놓고는 오늘은 수수방관하더니 하는 이야기가 '한나라당 잘했다'였다. 이건 흡사, 2002년 대선 때 노무현과 단일화를 해놓고는 전날 뒷통수 후려친 정몽준 의원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물론, 70원으로 버스타는 법을 들고 스타킹에 나왔으면 5주 연속 1위 했을 정도의 포스를 가진 정의원님을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의원이 의원직 사퇴는 오늘 한나라당의 행보와는 대조적으로 민주당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정세균 대표는 비록 사퇴로 의원직을 잃겠지만 그와 반대로 정치적인 힘을 얻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의 정치력은 정치적인 쇼와 그를 통해 얻는 이미지에 달려있다(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인 시절에 뻘에 가서 삽으로 뻘을 뜨고는 '강이 오염되어 있다'라는 뻘짓을 한거 아니겠는가). 정세균 대표는 오늘 일을 통해서 진정성이라는 정치인에게는 아주 큰 매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앞으로의 행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미디어법을 직권상정을 통해 그리고 깔끔하지 않은 방법으로("전례 없는 '재표결'‥심각한 '절차 하자' 논란") 통과시킨 것은 분명 한나라당에게 부담을 넘어 위기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축구공을 발로 차기 전까지, 야구공을 배트로 때리기 전까진 자신이 공을 제대로 차거나 때린지 모르는 것처럼 한나라당에서는 아직까지 역풍이 올거라는 것을 모르고 축배를 들고 있는 듯 하지만.
   언론에서도 몇차례 이야기를 했고 정당들도 실질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야3당 의원들의 총사태가 벌어지면 정말이지 일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워질 것 같다. 야3당이 국회의원직을 총사태 한다는 것은 사실상 국회에 야당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고 이 말은 국회라는 대의제가 심장을 멈췄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아진다. 대의제가 죽었다면 남은 것은 직접 민주주의인데 이것은 사실상 국회의원이고 정치인이고 없고 전국민이 거리로 나가자고 야3당이 한 목소리로 말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과 MB정권에서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싫어하는 촛불시위가 열리게 될 발화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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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Documentary 2009. 5. 23. 14:51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최초로 공개되는 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그 속에 사는 대통령의 일상이 공개된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대통령 관저, 카메라에 찍힌 담배와 라이터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얼른 숨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걸렸음.....;;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1월 1일, 신년 조찬이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이 분은 잘 모르겠고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TV에서 많이 보던, 대통령 대변인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부-청와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음식을 가져다 주는 사람의 손을 오염도 검사를 한다. 1500미만일 경우만 서빙가능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쉴틈없이 빡빡한 일정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이 사이에 수 많은 문제를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스스로 정보를 모아야 한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그래서 인지 대통령의 서재에는 책이 쌓여있다. 이걸 과연 언제다 읽을 수 있을까? (컨셉일지도)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대통령의 사료는 모두 보관이 된다고 한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심지어 편지까지.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그렇다.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면, 청와대 문서보관함에 우리의 편지를 실을 수 있는 것이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그 동안 한일들을 몇가지 이야기를 하였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내각들의 공청회 도입을 통해, 느리지만 여러사람에 의해 뽑히는 민주주의를 이룩했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그러나 과연 그를 뽑아준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 줬을까?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꿈을 가지고 소망돼지를 모으고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심지어 결혼반지도 팔아서 후원금을 냈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5년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무실 바로 옆에 있었던 사람들의 꿈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그는 그들의 꿈을 얼마나 이루어줬을까?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대통령 그가 사람을 기다린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대통령이 기다리는 일은 만날 사람이 대통령일 때일 뿐이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한명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었고 또 다른 한명은 우리의 미래이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역사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는 역대 대통령들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




[M[1].B.C] 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2부 대통령..과연, 역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




교훈1. 소신을 가지되 소신을 지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
국민들이 그를 뽑아주었을 때에는 그가 내세운 공약을 소신을 갖고 지킬 것이라고 믿었기에 뽑아준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자신을 지지해준 국민들만을 위해 일하는 자리가 아니다.
지지하지 않은 사람의 의견도 지지한 사람의 의견과 똑같은 국민 하나의 의견이다.
그러기에 나라의 국익을 생각하고 국민 전체의 의견을 포용하기 위해선 그 소신을 굽혀야 할때가 있다.

교훈2.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하는 자리이지만, 모든 것을 알고 판단 할 수 없다는 것.
만약 내가 내일 토론회를 한다면, 토론회 내용을 공부하고 준비해가면 좋은 토론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나라의 대부분의 일을 판단하는 대통령은 매일 매일이 발표이고 토론이고 행사이기에 그런 자료 수집을 할 시간이 없다.
책상에 쌓여있는 책들도 사실 한권 제대로 읽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책을 너무 읽고 싶어서 휴가 때 1주일 내내 책만 읽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모든 국민을 위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공부도 할 수 없고, 스스로 자료를 찾을 시간도 없는 저런 상황에서 정확하게 판단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여명의 의견을 듣고 모든 국민의 의견, 어떻게 하면 파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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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월에 썼던 글을 다시 끌어 올립니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MBC에서 했던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다큐멘터리 캡쳐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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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립오페라단원의 글

생각하기 2009. 3. 8. 11:11

오늘 저는 너무 혹독한 세상을 경험하였습니다.
요즘 저는 세상에 대해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결코 내가 겪어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도 성장하기위한 성장통을 겪는 거라고.. 결국은 잘 될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너무 마음이 아프고 서글펐습니다..
저희는 3주전 국립오페라단으로 부터 일방적인 전원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할 줄 아는것 이라고는 노래뿐인 저희들이었고...
노래만. 예술만 아는 저희는 돈도, 힘도 없어 그냥 길바닥으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간의 우리의 사정을 알리고 응원을 얻기위해 밖으로 나가 시민들에게 서명도 받고 우리의 상황을 알리는 글이 적힌 전단지도 나눠드리고 했습니다..


저에게는 첫 직장이었는데...
13년이라는 시간동안 공부해서 그래도 좋아하는 노래를.. 무대에 설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고 감사해서 보험도 없이 70만원밖에 안되는 기본금을 받으면서도 좋다고 열심히 휴일도 없이 마냥 즐겁게 달려왔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낸 지금.. 새로 부임한 이소영 단장은 우리 오페라합창단 전원을 일방적으로 해고해버렸고 어찌 할줄 몰라 마냥 발만 동동 구르던 저희들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느 누구도 예술하는 사람들이..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 할 수 없었기에... 화려한 직업이라는 껍데기 속에 스스로 감춰두기 급급했기에, 밖으로 나가기까지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렇게까지 망가지면서 이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인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밑바닥 모습을 남들에게 들킬까봐... 너무 걱정되었습니다...
너무 속물 같지만 그게 저의 심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술계의 이런 열악한 현실이 세상 밖으로 꺼내져야 했기에...
후배들에게 같은 고통을 안겨 줄 수 없었기에 제 자존심을 버렸습니다...
그리곤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밖으로 나온 저희들에게 세상이 마냥 두 손 벌리고 반겨주지만은 않았습니다..
투쟁이라면 손사래를 치며 싫어하시는 어르신들...
저도 그 심정 이해는 합니다.. 저도 이렇게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그 정도는 아니어도 투쟁하시는 분들의 편은 아니었으니까요...
너무 바쁜 요즘 남의 일에 관심 갖기에는 여유가 없는 이들...
처음엔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나의 모습도 그렇지 않았던가하는 반성을 해보면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정말 본인 일 마냥 응원해주시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기에...


이소영단장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 미루기...
서로 상대편이 승낙하면 자기들도 저희의 요구를 승낙하겠다는...
그러나 누구도 자기들이 먼저 해주지는 않는...
책임회피.. 책임전가... 미루기... 티비 속에서만 나오는 것 인줄 알았어요...
눈앞에서... 내가 티비 속에서 보던 것을 당하고...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14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어요..
어느 누구도 해답을 주지 않았고 책임을 미루기만 할뿐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러다 오늘...
오늘 예술의 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희망과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경제계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아니 이제 어제가 되나요??
갑작스레 그 연주에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는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저희의 억울한 사정을 대통령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데...
너무 답답한 마음에 대통령에게 꼭 저희의 사정을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국립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단체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에서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하는 이런 일이 행해지고 있음을...
혹시라도 이미 윗분들을 통해 들어서 알고 있고, 당신께서도 허락하신 일이라면 왜 그렇게 하셨는지..
음악계 모든 사람들이 오페라합창단이 없어져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는데, 왜 그러셨는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단지 그 마음 하나로 예술의 전당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펼쳐진 광경은 저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말았습니다..
무리지어 여기저기 열 맞춰 대기하고 있는 전경들...
사복을 입은 젊은 남여 의경들...
경호원들...
사복 경찰들...
그리좁지만은 않은 예술의전당 음악분수대 앞 광장을 거의 채우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오니까...
그렇게 이해하고 저희는 조용히 저희의 마음이 적힌 피켓을 들고 광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서있었습니다..


그분들도 그분들이 하실 일을 하시는 거니까...
저희도 최대한 그분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나름의 1인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저 무대인데 난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걸까하는 서글픈 마음을 위로하며 광장에 흘러나오는 오페라 아리아들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사복 의경들이 저희 주위로 몰려들었습니다..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은 되어 보이는 이들이 저희 10명 남짓 되는 사람들을 에워 쌓습니다..
저는..
피켓을 들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었을 뿐인데...
구호도.. 사람들을 향해 항소를 하거나 말을하지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무대를 바라보며 마냥 서글퍼만 하며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저를5~6명되는 사복 여자의경들이 둘러싸더군요...
그 뒤에 한 줄 더...
남자들에겐 남자의경들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5~6명 정도 되는 의경들이 빙 둘러서 원으로 감싸고...
그 뒤에는 또 다른 의경들이 한 줄로 서서 그 원을 가리고...
또 그 뒤에는 전경들이 길에 한 줄로 대통령이 들어갈 길을 인간 바리케이드로 만들어서 가리고...
그 중간에는 경호실 사람들이랑 사복경찰들이 여기저기...
구석구석에는 열 맞춘 전경들이 대기...


너무 황당하고 무서웠습니다..
결국 우리가 불법을 행한 것도 아니고 시끄럽게 떠들거나 구호를 외친 것도 아니고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1인 시위하고 있는 건데 이게 뭐하는 거냐며 오빠들과 경호부, 경찰들이랑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내가...
내가 마치 범법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난 그냥 우리 사정을 그분께 알리고 싶었던 것 뿐 인데...
힘이 없어서...
국민의 소리에, 음악가들의 소리를 문광부에서 들어주지 않으니까 더 높은 분이 말해주면 좀 들어줄까 싶어서.. 그 마음하나로 나간자리였는데...
젊은 장정 6명이 덩치가 크지도 않은 우리 오빠 한명을 완전 숨도 못 쉬게 꽉 감싸고 몸으로 미는 것을 봤습니다...
그냥 피켓만 들고 있겠다고...
대통령에게 한번 보여주고 싶다고 그렇데 우리의 일터에서.. 우리의 무대에서 피켓하나 들고 서있던 우리를..
누군가 지휘하는 사람이 "야 날개 만들어!!" 라고 말하자 의경들이 우르르 달려와 어느 누구도 보지 못하게 에워 싸버리는...
우리를 호암 마마보다 더 무섭고 더럽고 추악한 무언가를 대하는 듯한 그 태도에 화가 난 오빠들 중 한 사람이 "진짜 더러워서.. 뭐 이러냐.. 우리나라 진짜 멋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경호실분인지 경찰청분이신지 모르겠지만 좀 높아 보이는 분께서...
"그럼 나라를 떠나면 되겠네.. 나라를 떠나!!" 라고 하시더군요...
참...
그게 우리나라 공무원께서 국민에게 하실 말인거져..
나라가 맘에 안 들면 떠나버려라!!!
휴...


제가 그리 많은 나라를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외국에서 지낼 때 단 한순간도 우리나라를 부끄러워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서든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밝혔고... 진심으로 내가 한국인임이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욕하는 친구들이 있어도 그래도 나라가 잘살고 강해야 우리도 어딜 가든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거야.. 라고 하면서 나라사랑을 강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랏님들은 국민을 그렇게 생각 안 하고 계셨던가 봅니다...
마음에 안 들면 떠나라....
비폭력 시위를 하고있는 우리를...
공권력을 남용하여 사람 숨막히고 자존심 상할 정도로 인간 올무를 만들어 휘감은 것도 모자라 반말 찍찍해대며.....
대통령이 우리가 1인 시위하고 있음을 절대 볼 수 없도록 인간 바리케이드를 몇 겹씩 만들어 에워싸고...


눈물이 났습니다...
이런 나라를 내가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이...
나의 무대를 코앞에 두고 이런 수모를 겪고 있어야 함이...
너무 서러웠습니다..
너무 서글펐습니다...
그냥 다 그만두고 뛰쳐나오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말도안돼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있었습니다...
진짜 우리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오빠들중 한명은 경호하는 사람의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 맞기도했습니다...
밤이라 형태만 간신히 찍혔지만 그래도 이런 부당한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들도 이렇게 하는것이 그들의 일이기에 이해하려고 했지만 납득이 도저히 갈수 없게 너무 과잉진압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것을 본 내 앞을 지키고있던 사복 여자 의경...
20살 갖넘어보이는 앞길이 창창한 아이였습니다...
제 얼굴에 자신의 카메라를 갖다 대더니 제 사진을 찍더군요...
너무 어의가없어서 말도 안나왔습니다..
제 사진을 간직하고 싶었던 걸까요??
너무 얌전히 가만히 앉아서 시위한다고 있는 사람을 처음 봐서 였을까요??
지우라고 했습니다...
도망가더군요...


좀 높아보이는 사람한테 저사람불러서 보는 앞에서 사진 지우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분 왈.."사진 찍혀서 피해본거있어?? 피해본거있냐고??"
제가 기분나빠요 그러니까 지우라고 하세요!라고 했더니"그러니까 사진 찍혀서 피해본거 있냐고??"라고 말하시더군요....
그앞에 계시는 다른 분께 아저씨같은면 얼굴에 대고 허락도 없이 사진 찍으면 기분 좋으세요?? 그냥 냅두실꺼에요??라고 하니 묵묵부답이시더군요...
그여자아이가 제가 찍은 동영상땜 본인도 찍은거라기에 동영상 지워버리고 그럼 사진도 지우라니 의경들과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근처에도 못가게 하더군요...
지우고 확인시키라고 했더니 본인 개인사진들이 있기때문에 확인시켜줄수는 없다더군요.. 나도 개인사진 가득했는데 나랏님들은 국민개인사진 확인 가능하고 우리는 확인 불가능이라는거 오늘 배웠습니다...
음악당 지붕위에서도 나랏님들께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셨습니다..
뭣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수많은 나랏님들의 인간 바리게이트 덕분에 저희는 대통령의 머리털 하나도 보지못했습니다..
그동안 문광부 주체로, 국가행사로 수많은 연주를 했던 우린데...
그런 우리를 이제는 범법자취급하네요...
수고했다고 감사하다고 좋은연주들려줘서 고맙다고 말하던 그 입들이, 이제는 나라가 맘에안들면 떠나버리라고 하고 조용히 입다물고 있으라네요...
높은곳에 계시는 나랏님중 한분이 그러셨다네요..
합창단이 떼쓴다고 상임화시켜주냐고.. 그냥 밀고 나가라고...
합창단 잘 처리하라고...
ㅜ.ㅜ


우리 떼쓰는거 아닌데....
처음에 했던 약속을 지키라는건데...
우리가 처리되어야하는 문젯거리라니....
상임화시키겠다는 약속으로 7년이란 시간 이어져온건데...
7년간 축적되어온 전문합창단으로서의 능력을 완전 짓밟아 버리겠다니...
양질의 오페라를 위해 전문오페라합창단 쫓아내고 대학생들 데려다가 합창시키고...
신입단원뽑을때 조차 기본적으로 음대 4년 졸업 이상이 조건이었으면서....
자기들이 안바꿔놓은 규정때문에 우리를 없애겠다고 우겨대면서 재학생을 데려다 쓰는건...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건 좋다..
그렇다고 기성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겠단말인가...
그들이 졸업하면 어디로 갈것인가??
오늘의 실망과 상처는 이런것들 조차도 내머릿속에서 사라지게 한다....
뉴스에서만보던 일들이 하루하루 내게 일어나고있다...
누구에게 호소해야하는것일까...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않는다...
약자의 소리에 아무도 귀기울여주지 않는다...
세상이 그렇다는거...
이제야 알았다...
그간 내가 배운건, 믿고있던것들은 다 거짓이었단 말인가...
나의 믿음은...
나라에 대한 신의는.. 사랑은...
투신하는 사람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될것같다...
분명 지금 이소영단장이 합창단을 없애는것이 잘못이라고 나랏님들도 인정한단다....
근데 윗선..그게 도대체 누구인진 모르겠지만..빨리 합창단 해결하란다... 밀고 나가란다...
이번 일들을 통해서 나는 성장하는 걸까??
이대로 상처만 받고 불신만 쌓이게 되는것은 아닐까??
너무 서글프다...
세계 최고가 되어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꿈을 꾸던 내가 미워진다...
뭘위해 그런 꿈을 꾸었던가...
나라는 국민을 원하지 않고 있는거 같은데....
지금 이순간에도 아직 한켠에 그래도 희망을 담고, 진짜 그렇진않을꺼야라고 위로하고 있는 내가 미워지려고한다....


너무 서글프다..
노래하고 싶을 뿐인데..
무대로 돌아가고 싶을 뿐인데...
억지로, 강제로, 부당하게 빼앗아간 우리의 자리를 돌려달라는건데...
무대에서 사람들과 호흡하고 싶은데...
더 좋은것으로 더 열정 담긴걸로 나눠주고싶은데...
내 열정은 이렇게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는데...
서글프다...
현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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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치에,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것은 단순히 내 이기심 때문이었다.
학교가 어려워지고 결국은 스스로를 포기하는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무관심이 얼마나 커다란 상처를 입히는지 몸소 깨달았다.
그렇기에 다시는 그런 무관심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고 나 스스로 사회를 자각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꾼다.
지금은 1년의 몇십억원의 CF를 찍는다는 김연아도 불과 몇년전에는 스폰서 하나 없어서 연습하나 제대로 못했었다.
바로 당신의 옆에서 도움을 구하고 있는 사람이 언젠가는 바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직접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작은 관심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에게 큰 도움이다.
병에 걸렸을 때 가장 서러운게 자신을 보살펴주는 사람이 없을 때라고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부딛친 사람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은 사람들의 무관심일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은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무시하겠지만,
그에게 같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마찬가지로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헌신적인 봉사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기적으로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겐 마이더스의 손이 없고 불로장생 할 수 있는 불로초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사회적 약자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우리 자신이 언젠가는 사회적 약자가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가질 사람은 이기적이어야 할 우리가 스스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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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충격

사는 이야기 2008. 7. 31. 02:15

   오늘 두가지 충격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왜 민주주의인가, 신과 황제 그리고 조국을 위하여'에서 나온 러시아의 모습에서 첫번째 충격을 받았다. 90년대 러시아의 개방과 소련의 해체 이후, 러시아는 10년동안 국가가 흔들릴정도로 위기를 맞았었지만 지금은 수 많은 천연자원을 바탕으로한 오일머니로 다시 세계의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성장은 러시아가 자신이 만든 체제를 포기하면서까지 도입한 자본주의의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공산주의체제에서는 잉여생산은 별이득이 없는 생산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도입하면서부터 러시아에 붙여있던 수많은 잉여자원들은 한마디로 금덩어리가 되었다. 88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러시아에게 그랜져 100대를 무상으로 줬을 때 러시아사람들이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어느덧 호랑이 담배피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바탕으로한 러시아재벌들과 러시아는 더 이상 우리가 비웃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나는 이러한 배경지식 때문에 러시아 사람들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도입한 현 체제에 대해 만족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 한편으로 인해 그러한 생각은 무참히 깨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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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의 주배경은 러시아의 기독교 수련원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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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원장인 모로조프
이곳은 원장이 왕처럼 절대적인 권력을 갖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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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한가지이다.
그는 신에게 선택을 받은 사람이고 이곳에 온 사람은 선택받은 사람의 말에 복종해야한다.
이렇게 윗사람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따는 것을 러시아에서도 철이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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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러시아는 그리스정교회와 밀접한 관련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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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행복이나 가족의 행복이 아닌 원장의 행복을 비는 점심기도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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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민주주의가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했다.
(기대하시라, 문화적 충격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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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와 비슷한 말로 끝난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도 이곳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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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90년대에 겪은 경제위기의 충격이 커서 그런지 러시아는 우경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21세기에 봉건주의를 손수실천해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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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을 하길래 기도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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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를 미는데에도 신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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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농부들이 그렇게 말하던 배부르고 기름진 귀족의 모습을 원장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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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스탈린이 오기 바라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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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이곳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푸틴 전 대통령을 포함해서 중간에 나오는 의회 부의장도 이곳과 같은 모델이 전 러시아에서 퍼져나가서 러시아가 이곳처럼 발전하기 바라고 있다.(이걸 발전이라고 불러도 될지;;). 사람들이 종교에 인생을 기대고 더 나아가서 신=황제(대통령)=러시아, 이렇게 삼위일체로 보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가히 신봉건주의라고 불러도 될 정도이다.
   민주주의는 필요없다. 왕이 나타나 자신들을 지배해주기를 바라는 러시아 사람들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두번째 충격은 두말 할것없이 이번 서울교육감선거결과이다. 비록 객관적인 상황은 많이 어려웠지만, 2달넘게한 촛불시위의 힘과 현정부에 대한 반감과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하락으로 이번에는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빨갱이라는 비방이라던지 전교조라는 비방이 어느 정도 먹혀들어가긴 했나보다. (교수가 어떻게 전교조(교사노조)가 될 수 있나, 이건 마치 삼성전자에 다니는 사람보고 공무원노조원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결국 특목고나 자사고에 자식들을 보내지 못하게 될 대다수의 부모들이 그 공약을 내새운 후보를 1위로 선출했다.
   강남의 득표율을 보면 확연히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거 같은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자신의 이득과 별 상관없는 지역의 유권자들이 대인배처럼 대도의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마치, 수레를 언덕위에 올리기 위해서 기도를 하는 러시아 사람들처럼.

ps. 충격적인 기사, 이거 어떻게 좀 해봐 ㅠㅠ 배틀로얄이 따로 있는게 아닌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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