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

사는 이야기 2007. 3. 24. 13:00

3월 초에 방에 있던 비누가 다 떨어져서 새로운 비누를 꺼냈다.
집에서 가져온 꽃추출물이 들어있는 비누였는데 향이 굉장히 심했다.
화장실에 한번 들어가면 진한 향 때문에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참고로, 나는 진한 향을 싫어한다)

향이 난다는 것은 그 물체에서 어느 정도의 원자가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의 비누는 날이 갈수록 심하게 줄어들었다.
방에 둔 과자처럼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어가더니 결국 한달도 안되서 비누가 증발해버렸다.

룸메와 이야기를 해봐도 딱히 어느 부분을 잘라서 버리거나 심하게 사용한 적도 없었다.
나와 룸메 둘다 세안을 할때는 클랜징 폼을 사용하고 손을 닦을 때 같은 경우만 비누를 사용하였다.
그런데도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순식간에 줄어들어버린 것이다.

이건 정말이지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불에 타고 있는 신문지처럼 정말 순식간에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린 것 같다.
'누가 내 치즈를 먹었을까?'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비누를 평소에 관찰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일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우리의 비누는 살아져버렸고 사라진 비누와 향만 다르고 같은 제품의 비누를 새로 꺼냈다.
이번에는 비누가 언제, 어디로 날아가버리는지 관찰해보아야겠다.


Ps. 언제부터인가 내 글은 3행을 열심히 지키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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