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ous Artist

뒤적뒤적 2009. 4. 16. 16:44
중학교 1학년 때 였다.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스타리그인 99 코리아오픈이 투니버스에서 방영되었기에 내 TV는 항상 투니버스에 맞춰져있었다.
그 당시 보는 애니메이션이 많았기에(보노보노를 시작해서 그 남자와 그여자의 사정까지) 당연히 내가 듣는 음악도 애니메이션의 주제가 혹은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음악들이었다.
애니메이션이 끝난 뒤에는 느꼈던 감흥은 남아있었기에 그 감흥을 다시 잃으키기 위해서는 노래들을 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 음악들을 다시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에서 그 곡을 찾아서 다운 받아 듣는 수 밖에 없었다.
아마 그것이 내 생애 최초의 MP3 음악이었을 것이다.

내가 듣고 싶어하던 모든 음악들을 다운받고 듣는 중에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었다.
카세트 테이프와는 다르게 MP3를 들을 때는 노래 제목과 함께 노래를 부른 가수의 이름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받은 모든 음악들은 Various Artist라는 사람이 부른 노래였다.
혼성 그룹인지 남자가 부르는 노래도 있었고 여자가 부르는 노래도 있었고 심지어 때를 지어서 부른 노래도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주말마다 방영되는 토요명화의 성우가 매번 똑같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애니음악도 Various Artist라는 그룹에서 모두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차범근이 없었으면 오늘날의 한국축구도 없을 것처럼, Various Artist가 없으면 애니음악도 없을 거라는 순수하고 커다란 존경심과 함께.


ps. 내 막내 이모의 이름이 "이지은"이다. 그런데 모든 책마다 책의 말미에 '지은이'라고 써있는 것을 보고는 우리 어머니가 "지은이"라고 부르는 막내 이모와 책에서 "지은이"라고 부르는 사람과의 관계를 궁금해 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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