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기 2008. 3. 3. 22:25

동화책나 교과서를 보면 자라나는 아이에게 착하다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순백색처럼 어느 것 하나 티가 없어 보이는 이 '착하다'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

어렸을 적 나는 무척 착하게 살았다.
스스로 착했다고 말하는게 우숩긴 하지만, 머리 속에 착한 행동을 인생의 제1목표로 두고 살았으니,
아무런 생각없이, 모든 행동이나 말이 착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만큼 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착함이라는 뜻에서 벗어난 몇가지 행동들도 종종하긴 했지만 말이다.

동생이 태어나고, 방황하던 나에게 부모님이 던진 당근은 '착하다'는 말이었다.
새로운 아기가 태어나면서 나에게 쏠려있던 관심이 동생에게 가는 이야기는 옛날에도 회자 되었고 요즘 어린이 TV에서도 계속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은 나에게 착하다는 칭찬으로 나의 생각을 돌려 놓았다.

대략 진행되는 과정은 이러하다.
1. 착한 행동을 하면 칭찬을 하신다.
2.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3. 칭찬을 받기 위해 계속 착한 행동만 하려고 한다.
4. 동생을 잘 보살피면, 칭찬을 해주신다.
5.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는게 착한 행동으로 각인된다.
6. 동생과 다툴일이 있으면 져버린다.
7. 결국, 착하다는게 인생의 제1목표가 되어버린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동생과 싸우는 것보다 지는편이 더 좋다고 인식을 한 후, 계속 지는 척 했던거 같다. (스스로 때리고 혼자 아픈척함)
기억의 단편으로는 가끔 화가 나서 무기를 든적이 있긴 하지만,
부모님이 계속 해주시는 칭찬, "형제간의 우애가 좋다"라는 말은 우리를 싸우지 못하게 했던 거 같다.
어쨌든, 숙제를 베끼기 싫어, 차라리 매를 택할 만큼 착하다는 말은 내 초등학교 시절의 중심이었다.


그러던 중학교 1학년 어느 날, 그 중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이어지는 내용은 2편에서.
(글을 읽을 확률과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나누었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