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11)

떠나기 2008. 3. 23. 21:45
   일어나긴 했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창밖을 보니 비가 우수수 쏟아지고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 해안선을 따라 강원도 쪽으로 올라갔으면 정말 큰일 날뻔 했다. 어제 내가 모든 돈을 냈기에 승진군이 오늘은 회를 사준다고 하였다. 과연 얼마나 비싸고 얼마나 맛있을까???
   ..........아놔, 시내로 나가서 일식집을 오긴 했는데 너무 비쌌다. 비싼 만큼 맛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가게의 이름은 미송일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일이 없었다. 카오스를 하러 둘이 PC방에 갔다. 저 때는 거의 카오스 초짜였기에 아이템도 잘 모르고 스킬도 잘 모를 때였다. 옆에 친구가 교내 3위를 했다고 해서 믿고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친구도 참 못했다. -ㅁ- (PC방비, 4000원), (택시비, 3200원)

   포항공대에는 내 고등학교 동창이 한명 더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3명이지만). 그(양걸)가 저녁과 함께 술집과 그리고 Bar에 데려가 주었다. 여기서부터 Bar에서의 굴욕의 역사가 시작된다. 분명 나는 손님으로 Bar에 갔다. 그런데 가서 한시간 동안 줄곳 까이기만 했다. 86같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86 바텐더에게 모진 구박(남자다운 남자 같지 않다며)을 받았고 그 후론, Bar에서 가는 족족 기분 나쁜 일 혹은 바텐더에게 까이기만 당하는 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생각해보니, 술은 당구에서 져서 사 준듯 하다



   비가 그친 아침을 보고, 날씨를 느끼고는 다음 기착지를 정했다. 아무래도 구미를 들려 대전으로 돌아가야 할듯 했다. 대구도 아니고, 꼭 집어 구미를 말하는 이유는, 그 곳에 큰고모가 살고 계시기 때문이었다. (포항공대->포항시외버스터미널 105번, 900원), (프렌치카페 2개, 2150원), (포항시외버스터미널->문덕 106번, 9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이 포항공대입시 담당 아저씨가 말하던, 포항공대 1기생들이 삽들고 가서 만들었다던 그 호수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5:40분까지 가야 버스를 탈 수 있는데;; 그냥 시외버스를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나, 나와의 약속을 져버리면 안되니!!!

내가 나를 바꾸려 노력해서 내가 원하지 않고 타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꾼다면, 그 모습이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T-Money라고 적혀 있는데, 서울 것과는 다른 포항에서만 적용되는 T-Money라고 한다. 대체 교통카드들은 언제 범전국적으로 통합시킬 것인지 의문이다. 그 비범용성이 계속 되는 중심에 서울의 T-Money가 있고 그것을 서울시에서 방종하고 있으니 이것 참...... (1년이 지난 지금 곧 통합된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문덕->감포 무번호, 13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것도 안해도 졸리다. 공기가 나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항상 그래왔다. ㅠ_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다다...



   앨지럼에서 대구에 사는 '카나리아'님하고 대구 동성로 한일 극장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와!!!) (감포버스정류장->경주 100번, 1300원)

   지나가다 해병대 훈련장을 보았다. 절벽에서 강하를 기다리는 사람과 다 내려와서 편히(?) 머리를 박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역시 괜이 해병대가 아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후덜덜덜덜.....

   버스를 잘못 탔나? 뒤에 있는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더니, 지금은 전화를 하면서 지랄을 하는데 시끄러워 죽겠다. 비도 다시 오기 시작했고, 해는 벌써 떨어졌다. 경주에서 포항 갈때는 시외버스타서 1시간도 안걸렸는데,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노선을 타니 3시간도 넘게 걸리는 듯 하다. 정말이지, 지치고 점점 짜증이 난다. ㅠ_ㅠ. 지나가다 첨성대를 본게 유일한 수확! (경주시외버스터미널->영천터미널 시외버스, 3300원), (큰고모네 드릴 선물(찰보리빵), 10000원), (계란빵 2개, 1400원)

   영천에 왔는데 터미널 주변에 아무 것도 없다......-ㅁ-;;; 영천시가 아닌던가?? 지나가다 E마트도 보았는데 어디가 시가지인지 전혀 모르겠다. (영천터미널->대구동부터미널 55번, 2000원), (던킨도너츠, 1300원), (순대국밥, 4500원), (여관비-동명장, 18000원)

   매번 여관비를 2만원을 불러서 담합했나 했는데, 2만원이 법정 최저가격이라는 것을 여기서 알았다. 아줌마에게 말씀을 드려서 2000원 깍아 투숙했다.

설정

트랙백

댓글

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10)

떠나기 2007. 10. 28. 18:11
   울산대공원 동물원에 잘생긴 당나귀가 있다는 제보를 듣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그 곳으로 걸어갔다. 울산광역시에서 부지매각비만 대고 SK에서 2천억원을 대서 무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넓은 부지에 10년이라는 기간동안 체계적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깜끔하면서도 부드러운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비가 와서 많은 시설들이 운행을 안하는 바람에 시설들을 이용하기 어려웠지만 공원에 대한 나의 평가는 GOOD이다. (울산대공원 드림카, 6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울산대공원 입구, 쥬라기 공원 입구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넓은 공원내를 돌아다니기 위해 버스



   공원 안에 있는 식당에서 생라면을 시켜먹었다. 우동 같은 면발에 우동 같은 국물! 이게 뭐지....-_-??? (생라면, 2500원), (사이다, 5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을 위한 시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차, 위험, 정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번 타보고 싶었으나 비가 와서 그러지 못했다



   나비관에 가서 나비를 보았는데 나비는 새벽시간 때에만 활동하기에 점심시간 때는 나비를 보기 힘들다고 한다. 그곳에서 본 나비들은 채집소에 있는 나비들과 2주만에 생명을 다하고 죽어버린 나비들뿐이었다. 이곳에 온 목적인 잘생긴 당나귀를 보러 동물농장에도 갔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날씨라 대부분의 동물들은 숙소로 대피해 있어서 볼 수 없었고 다행히 잘생긴 나귀는 볼 수 있었다. 듣던 대로 잘생겼다! (입장료, 2000원), (대공원 드림카, 600원)
   시간상이나 날씨상으로 보아하니 경주는 그냥 스쳐지나가야 할듯 싶다. 여행을 하면서 계속 느끼는 건데, 겨울에 놀러갈 곳은 스키장 밖에 없는것 같다. (공업탑->울산대 1114번, 1300원), (울산대->모화 412번, 9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비는 도통 보이질 않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움직이지 못하는 번데기만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통안에 들어있어서 볼 수 있는 나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리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유명한 잘생긴 당나귀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루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추운지 의자 밑에 토끼 두마리가 숨어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염소는 추워서 집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실 수 있는 안전한 수돗물입니다???



   버스를 타다가 뒤에 앉은 여자들이 예쁜 여자들은 못생긴 남자들하고만 다닌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남자로써 그 입장을 가정해 본다면, 상대 남자가 못생겼다는 사실조차 까먹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예쁜 여자라면, 그 여자보기도 바쁜데 상대 남자에 관심이 있을리가.

   모화는 시경계지에 있는 작은 집락(무슨 생각으로 쓴지 모르겠다)이다. 경주가는 버스를 한참을 기대려도 오질 않는다. (모화->경주터미널 609번, 13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강진에서 본 포스터와 같은 포스터 인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주에 오니 지붕이 전부 기와였다. 심지어 주유소의 지붕까지도 기와로 되어 있었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포항터미널 시외버스, 2700원)

   포항에 온 이유는 포항공대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기 위해서 였다. 이 먼길을 거쳐 이곳까지 왔는데 귀찮다고 택시타고 온 후 학교 기숙사 앞에서 전화를 하면 나온다고 한다. 이게 내 친구다...-_ㅜ (포항시외버스터미널->포항터미널 택시비, 37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돈도 없으면서 야식 받으러 가장 먼저 뛰어나간 친구



   오랜만에 만난 친구, 포항에서 볼거 없냐고 물어봤더니 단번에 '없다'라는 답변이 나왔다. 밥을 사준다고 해서 갈비를 먹으러 나갔는데 나중에 계산하려고 보니 돈이 없다고 한다. 카드도 안되고 결국 내가 계산하게 되었다. 대전에서 일주일 넘게 걸려 포항까지 왔는데 결국 내가 밥을 사게 된 꼴이다. 그리곤 내 여행기에 쓴 이야기가
포항에 2년동안 거주했던 현지인 최승진
나는 이녀석과 고등학교 동기
나는 포공 애는 ICU
솔직히 포항 2년 살았지만 유명한거는 구룡포 해수욕장? 정도인데 지금은 겨울이라...
암튼 내가 재워주고 밥도 먹여줌
이런 염치 없는 말을 써노았다. 잠은 다른 친구방에서 자고 밥은 내가 사줬는데....찾아보니 야식도 샀다... (PC방, 2000원), (삼겹살 6인분, 22000원), (야식, 10000원)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