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급 지혜

생각하기 2010. 1. 8. 16:40

옛날 옛적, 어떤 마을에 아들과 딸을 가진 부부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 부모에게나 그렇듯 자식들은 부부의 보물이었기에 부부는 또 하나의 보물을 만들기로 결심하였답니다.
하지만, 부부가 자식을 하나 더 가진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었어요.
부부가 벌어오는 수익은 고정되어 있었고 지금 생활은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죠.
만약 새로운 자식이 생긴다면, 그 아이를 위해 첫째 아들과 둘째 딸이 3개씩 다니는 학원을 2개씩으로 줄여야 했어요.
부부는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두 아이 모두 너무나도 즐겁게 학원을 다녔기에 하나를 그만두라고 하면 실망할게 뻔히 보였기 때문이죠.
한참동안 고민하던 부부는 두 아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묘안을 떠올리고는 기뻐했어요.

다음 날 아침, 부부는 두 자식들을 불러 모았어요.
그러고는 자식들에게 이렇게 말했죠.

"지금까지는 무조건적으로 학원 3개씩 보내주었지만,
무조건적으로 학원을 보내주다보니 학원에 가서 열심히 공부를 안하는 일이 있어
이제부터는 공부를 못한 아이에게는 학원을 1개만 보내주도록 할것이다."

그리고는 이 말을 덧붙였죠.

"시험을 못봐서 학원을 1개만 가게 되더라도 다음에 잘하면 학원 3개를 보내줄것이니 걱정하지 말아라"

아이들은 이제 공부를 못하면 학원을 1개 밖에 못간다는 생각에 걱정이 들었어요.
그러나 금새 그 걱정거리는 사라졌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지금처럼 학원 3개 갈 수 있을테고,
만약 공부를 못해서 1개 밖에 못가게 된다 하더라도 다음 시험 때는 학원 3개를 가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될게 분명하니까요.
결국, 두 아이는 부모님의 말에 수긍하게 되었답니다.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부부는 크게 기뻐했어요.
둘 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했어도 둘 중 하나는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고 다른 하나는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되었기 때문이죠.
부부는 두 아이를 위해 지출하는 학원비 중 2개는 줄일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 덕분에 계획대로 새로운 아이가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전과 같이 아이들을 위해 6개의 학원만 보내면 되었어요.
부부에게 보물과도 같은 자식이 하나 더 생겼지만, 부부는 전과 같은 수익으로 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같은 마을의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솔로몬급 지혜'라고 불렀어요.
솔로몬과 같이 뛰어난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솔로몬의 지혜'라고는 부르지 않았지요.
만약 솔로몬이었다면, "차라리 자식을 버려라"라고 말 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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