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함께 날아간 우리들의 꿈

사는 이야기 2009. 5. 23. 22:00

내 꿈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정치하는 것들은 다 똑같애"라는 소리를 듣는 대통령이 아닌,
어린이들이 말하는 대통령의 모습처럼 자기 이익이 아닌 나라를 위하고 국민들을 위하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꿈은 나만 꾸고 있는 게 아닐 것이다.
TV 속에만 즐거운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어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꿈꿀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꿈의 실현을 보여준 예가 바로 오늘 서거하신 전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어떤 점이 가장 좋냐는 앵커의 질문에 한 흑인이 이런 대답을 했다.
"이제는 흑인인 내 아이들에게 너도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된다면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당당하게 말해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쁜 일이다."
노무현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흑인이 생각하는 오바마와 같은 존재였다.
내가 강남에 살지 않고 부자도 아니지만 열심히 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였다.
비록 내가 대통령은 아니지만, 미래의 내가 혹은 미래의 내 아들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 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함으로써 그러한 꿈은 거품처럼 사라졌다.

쿠테타로 정권을 얻고 광주에서 학살을 자행한 사람들은 몇천억원의 비자금을 가지고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가운데,
평범한 국민들의 상징이었던 대통령은 결국 대통령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아들이 대통령이 되면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곳 저곳에 있는 기득권 세력들에게 공격을 받아 자살하지 않을 까 노심초사 해야 되는 것이다.


사실 인간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은 좋아하지만 그가 대통령이었던 참여정부 5년을 호의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김대중 정권의 5년이 IMF 극복의 기간이었다면, 노무현의 5년은 양적으로 회복한 경제를 질적으로 회복하는 기간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이다. (20대이다보니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크게 느껴진다)
그렇더라도 그가 역대 대통령 중, 아니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의 모든 정치인 중 가장 인간적인 정치인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대통령이었고 비록 정책적인 문제로 피해를 주지만 그래도 피해를 받는 사람들에게 미안해 할 줄 아는 대통령이었다. (누구와는 다르게)
야당에게 비판을 받고 공약을 내세운 정책을 실천 안한다고 자신의 지지자에게까지 비판을 받았지만,
지지자들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정당 소속의 정치인이 아닌, 국민 모두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가장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대통령이었다. (강부자만 좋아하는 누구와는 다르게)

어찌보면 전 노무현 대통령과 전 우리학교는 몹시 닮았다.
노무현은 5년전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 있었고 우리는 새로운 건물을 완공하고 제대로된 모습을 갖췄었다.
그리고 서로 한창 순항을 하던 2005년 당시 전 노무현 대통령은 전 우리학교를 방문했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세상을 떠났고 전 학교도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캠퍼스에는 이 둘을 기억하는 유일한 사물이 남아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 학교 방문 기념 비석.

마음은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봉화마을과 덕수궁 앞에 있는 분향소에 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거길 갈순 없었다.
대신,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은 그 기념 비석 앞에 소국 한 다발을 놓는 것으로 애도를 대신했다.
하늘에서는 늘 행복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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