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프라임, 위험한 동거,자외선

Documentary 2008. 9. 18. 22:01

   더 이상 의식주가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경제가 성장하고 눈이 중심이 되는 TV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피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다. 그에 따라서 자외선에 대한 관심도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외출을 할 때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은 일상생활이 되었고 바닷가로 놀러가면서 자외선차단제 없이 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만물의 근원이라고 여겨져서 모든 토속신앙에서 떠받들어지던 태양의 빛이 이제는 피해야할 존재가 된 것이다.




   ‘다큐프라임 - 위험한 동거, 자외선’에서는 자외선이 사람에게 주는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고 직접적인 실험과 자료들을 통해서 시청자들이 눈으로 느낄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자외선 A와 자외선 B로 인한 피부노화나 피부병 등을 보여줌으로써 자외선의 위험성을 피부에 더 와 닫게 했다. 또한 그 뒤에 나오는 전문가들이 말해주는 의견은 앞의 내용을 더욱더 신뢰할 수 있게 해주었다.








   아쉬웠던 점은 자외선이 모든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기는 하지만 과거에도 신문과 TV에서 너무나도 많이 언급을 했었기 때문에 식상한 주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에 제약을 받고 표현의 깊이에 받는 TV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자외선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때문에 여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만한 내용을 소개하는 잘못을 범하고 말았다.
   비록 뒤에서 나온 남녀 간의 차이, 인종간의 차이 그리고 자외선차단제간의 차이 분석들은 기존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용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그 내용을 보고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 쓸 수 있는 정보는 높은 SPF지수를 가진 차단제를 사야한다는 내용뿐이었다. 나머지 내용들은 시청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기 민망할 정도로 얕은 정보였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태양에 대해 나쁜 점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비타민 D의 효능과 중요성을 통해 태양빛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이 되었다. 그렇지만, 곧이어 나온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정도면 충분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서 또 다시 태양은 하루에 5%만 만나고 나머지는 피해야 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어찌하다 생명의 근원이 이렇게까지 멸시받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일까?




   자외선에 대한 위험은 사실상 피부노화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려보이고 젊어 보이는 것이 큰 매력이기 때문에 이러한 매력을 줄이는 태양(즉, 자외선)은 피해야할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차별의 이면에는 근대화 이후 생긴 직업의 계급화의 영향이 있다. 몸으로 노동을 하는 사람은 실외에서 일을 하기에 까만해지고 주름이 많아 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실내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밝고 주름도 더 적을 수밖에 없다. 둘 다 똑같이 일을 하는 사람이고 단지 차이는 안과 밖뿐이지만, 우리나라는 한명을 우월한 사람으로 다른 한명을 열등한 사람으로 나누어 놓는다. 그리고 이것의 중심에는 TV가 있었다.
   TV 속 드라마, 음악,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 얼굴이 까만 사람은 잘 나오지 않는다. 또한 백인대역은 보았어도 흑인대역은 보기 힘들다. TV는 하얀 얼굴과 주름 없는 얼굴을 미의 기준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피부에 대한 위험성만을 끊임없이 외쳐댄다. 이 작품은 현실의 반영이 아닌 또 하나의 TV속 강요를 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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