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 1

Element 2010. 5. 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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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술에, 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사진에 있다.
미술사에서 불멸의 목표 중 하나였던 완벽한 재현을 해내기 위해 탄생한 사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미술에 대해 알아야 했다. 사실 꼭 사진이 아니더라도 미술을 좋아하긴 했지만(그리기 말고).

교양으로 들었던 서양미술사, 책 '교양' 그리고 미학 오디세이로 이어지는 미술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고 재미있었다. 한손에는 칼을 다른 한손에는 십자가가 세겨진 방패를, 혹은 한손에는 카타르(칼)을 다른 손에는 코란을 든 전사처럼, 내 한손에는 사진책이 들려 있고 다른 한손에는 미술책이 들려 있다. 한쪽은 순수한 목적을 위해, 다른 한쪽은 내가 방향을 잃었을 때 나에게 해답을 준 것이다.

이 책에서 읽었던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러시아 회화에서 나오는 '역원근법'에 대한 것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평행사변형 테이블을 그린 것이 아니라, 직사각형 테이블을 그린 그림이다.


역원근법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기존 서양의 회화에서 쓰는 원근법과는 다르게 가까운 곳은 짧게 먼곳은 길게 그리는 것이 이 원근법의 특징이다. 역원근법이 무엇인지 안다고 해서 역원근법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왜 러시아 사람들은 저렇게 괴상해 보이는 원근법을 쓰게 된 것일까? 그것에 대한 해답이 바로 이 책에 상세히 써있었다.

앞서 사진과 미술은 땔래야 땔 수 없다는 말을 했었다. 사실 내가 역원근법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이 책에서가 아니라 어떤 작가의 사진을 통해서 였다. 그 작가는 책장과 테이블 같은 것을 찍은 후 포토샵을 통해 역원근법적인 사진으로 변모시켰다. 그렇게 변화된 사진은 우리가 평소에 흔히 볼 수 있는 책장과 테이블을 새롭게 만들었다. 재현이 아닌 재인식, 이것이 바로 현대사진이 추구하는 것이고 러시아 회화에서 쓰던 역원근법을 도입해 그는 사진을 통한 재인식을 이루어냈다.


책을 완독했다고 해서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이 들어오진 않는다.
수학의 정석을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책에 나온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는 것처럼, 책을 읽을 때도 꾸준함과 반복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비슷한 내용 혹은 연관된 내용의 책을 꾸준하게 읽어야 한다.
그렇게 꾸준히 읽다보면 어느 순간 이해의 체계가 잡히는 시기가 오게 될 것이다.
그 순간보다 자기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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