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6)

떠나기 2007. 5. 17. 23:59
   역시 짐이 너무 무거웠다. 사진을 찍기 위해 렌즈를 2개나 가지고 오고 카메라도 2개나 가지고 왔지만 항상 배낭을 들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카메라 하나로 제대로 찍기도 어려웠다. 배낭도 너무나 무거워서 매일 이동해야하는 나에게는 심각한 부담이었다. 어쩔 수 없이 목포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우체국에서 짐 몇개를 기숙사로 보냈다. 내가 보낸 짐의 무게는 2.4kg이었다. 그렇다면 그 짐을 빼기 전의 가방의 무개는 몇 Kg이었을까;;;; 아무튼 몹시 무겁기는 했다. 덩치 큰 주원이형이 걱정했을 정도로. 찜질방에서 터미널까지는 이동은 13번 버스를 탔다. (13번, 850원) + (택배비, 4950원)
   점심은 터미널에서 파는 잔치국수로 해결을 하였다 (잔치국수, 3000원). 터미널에서 우수영을 거처 해남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어떤 아저씨가 1500원만 도와달라고 하셔서 도와드렸다 (???, 1500원). 우수영으로 들리는 해남군내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맞을거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행운이 깃들였는지 그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냥 해남으로 가는 군내버스보다 1시간 30분이 더 걸리는 그 버스를 ^^ (무번호 군내버스, 5000원) + (밀키스, 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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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영을 거쳐 해남으로 가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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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청이 들어서서 그런지 목포는 한창 개발 중이었다



   "이번에도 해남은 안개 속에 갇여 있다. 내가 올때 마다, 매번 해남은 안개 속이었다. 원래 이 동네가 그런 기후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오는 날이 항상 그런 것인지는 잘 알 수 없다". 목포에서 우수영을 거쳐 해남으로 가는 군내버스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탄 버스였다. 우수영이라는 곳이 진도로 넘어가기 바로 전에 있는데 그 끝까지 거쳐서 해남으로 가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래서 버스 기사 아저씨는 1시간 뒤에 오는 해남으로 가는 군내버스가 이것보다 빠를거라고 조언을 해주셨지만, 원래 계획에 우수영이 있었기에 이 버스를 일부러 타게 된 것이다.
   한 버스를 2시간 30분에서 3시간정도 탄거 같다. 밥을 먹고 출발했는데 해남에 도착했을 때는 다시 배가 고파졌으니 말이다. 중간에 작은 면소재지 같은 곳도 몇군데 보고 그런데 있는 상고나 공고로 보이는 고등학교도 2번정도 지나쳤다. 초,중,고등학생들이 하교하는 것을 버스안에서 모두 보았으니 얼마나 오래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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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영의 E마트



   해남에 도착을 했지만, 해남에는 별로 볼게 없어서 바로 강진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분명 2년전에 해남 터미널에 와봤는데 해남 터미널을 보고 잘 기억이 안난다는게 상당히 신기했다. 내가 장소 같은거는 잘 기억하는데 말이다. 하루에 강진으로 가는 버스가 3대 있는데 12:00 차를 놓쳐버렸다. 다음차는 18:00차라서 어쩔 수 없이 시외버스를 타게 되었다. 분명 버스매니아닷컴에서는 버스가 좀 더 많이 나왔었는데;;;; 어쟀든 해남에서 강진으로 (시외버스, 1900원)

   어린 시절 가장 큰 기억 중 하나인 남도답사기의 장소여서 그럴까? 강진은 나의 제 2의 고향으로 느껴질 만큼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내 고향 공주의 과거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10년전 가족과 함께 온 답사의 기억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모습으로 다가온 것이다. 아쉽게도 가장 가고 싶었던 해태식당(우리나라 3대 한정식당 중 하나, 10년 사이에 가격이 많이 오른것 같다)은 못갔지만, 그래도 예전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영랑생가에 가볼수 있었으니 그걸로도 충분히 기쁘다.
   시골에서의 가장 큰 화두는 한미 FTA인듯 하다. 한미 FTA 반대의 플랜카드가 안걸린 곳을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보였다.
   강진에서 다음 도시인 장흥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여행 중 처음으로 기사아저씨와 나, 단둘이 타는 버스가 되었다 (무번호, 1600원). 장흥? 이곳은 대체 무엇을 하는 도시인지 잘 모르겠다.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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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골의 가장 큰 화두는 인구감소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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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먹었던 오뎅과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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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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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생가에서 체게바라 공책과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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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저지는 실패하였고 FTA는 진행 중이다



   원래는 장흥에서 장평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장평에서 보성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다. 그러나 장평으로 가는 차가 하루에 딱 한대, 그것도 지나가 버려서(11시 10분차) 어쩔 수 없이 시외버스를 타게 되었다. (시외버스, 2100원). * 여행이 지나 갈수록 세상과 타협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보성하면 녹차밭, 녹차밭하면 보성이다. 그러나 녹차밭이 보성 시내에 있을 리가 없다. 차가 없으니 녹차밭도 갈 수 없고 녹차밭이 없으니 보성은 내가 모르는 일개 군에 불과했다. 더구나 이곳에서 큰일을 저지르고 만다. 배낭을 내려놓으려고 하다가 카메라를 낙하시켜버린 것이다. 다행히 필터하나가 완전히 박살났지만 렌즈에는 문제가 없었다. 기숙사로 여분의 카메라를 보낸 상태라 고장났으면 방법이 없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았다. 보성과 순천의 중간에 있는 읍소재지인 벌교로 이동 (무번호, 2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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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터미널 내부의 승차권 판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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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가 깨져서 필터의 금이 간 모양으로 보캐가 만들어졌다



   벌교터미널에 내렸을 때는 벌써 해가 떨어진 뒤였다. 벌교버스터미널 앞에 시내버스정거장에서 88번을 타고 순천으로 가면 되는데 버스 정류장이 보이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약국에 가서 물어봤는데 그 약사분도 정거장이 없다고 하셨다. 다음날 순천에서 벌교로 가는 88번 시내버스를 보긴 하였지만, 다시 나를 벌교에 데려다 준다고 하여도 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갈 수 있을거 같진 않다. 벌교 -> 순천 (시외버스, 2100원)

   순천에 도착했다. 해는 떨어졌고 딱히 만만하게 잘 곳이 보이지 않았다. 찜질방을 찾으려면 다시 PC방에 가서 위치를 탐색해야하고 찜질방까지 물어물어가고 다시 그 불편한 곳에서 혼자 뒤척이며 자야하는데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터미널 근처에 있는 여관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 (삼보장, 20000원) + (맥주 + 과자, 2580원) + (파리바게트 빵 2개, 1600원) + (양푼비빔밥, 3500원)


Ps. 머리는 꿈 속에, 몸은 물 속에, 글은 노트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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