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타고 떠난 유럽여행 27일째

떠나기 2010. 2. 27. 17:12

자동차타고 떠난 유럽여행 스물일곱번째날 (2007/07/22)

아침부터 고민을 했다. 그란데발츠로 갈 것인가, 아니면 루체른으로 갈 것인가? 결국 둘다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1박 이상 할 수 있는 루체른으로 가기로 했다. 텐드도 한번 덜쳐도 되는 것을 떨치기 쉽지 않았다. 비넷(고속도로 통행권)을 사서 고속도로 추가 비용이 없으니 고속도로를 마음껏 타고 루체른까지 내달렸다.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차들이 멈춰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알고 보니 도로 앞에는 신호등이 있어서 자동차들이 신호를 받기 위해 그렇게 줄을 서서 있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앞에 터널이 있는데 돈이 아까워서 인지 편도 1차선으로 뚤려 있어서 안전을 위해 신호등으로 통행량을 조절하고 있었다. 기왕 뚫는거 2~3차선으로 뚫을 것이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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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머물렀던 캠핑장 앞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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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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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를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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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국도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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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를 타려면 저 산위에 보이는 도로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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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스위스도 별 수 없구나 하며 터널을 달리고 있는데 이상하게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도로 옆 표시판에는 17km라는 푯말만 보였다. 그리고 한참을 간 후에 16km라는 표시가 나왔다. 알고 보니 이 터널은 길이만 19km나 되는 어마어마하게 긴 터널이었다. 통과하는데만 2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통과하고 나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산 위에는 초원이 있고 그 위에는 집이 있었다. 잡초의 작사가가 보았던 혹은 꿈꾸던 풍경이 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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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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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지나자 마자 들어난 엄청난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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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는 호수가 있고 주변에는 풀이 있고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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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이 많아서 그런지 차가 도무지 나갈 생각을 안했다. 4단으로 놓고 최대한 엑셀을 밟아도 110km가 한계였다. 4명에 짐도 가득 채운 차인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였지만. 160km를 이동해서 스위스에서 가장 볼게 많다는 루체른에 도착했다. 복잡한 시내를 지나 호수 옆에 있는 캠핑장에 여정을 풀었다. 이 캠핑장에는 남녀 둘이서 우리와 같이 푸조차를 리스해서 온 커플이 있었다. 나이는 대략 우리랑 비슷한 나이대였는데 그 사람들은 우리와 역방향으로 돌고 있었다. 체코가 덥다는 이야기와 오스트리아와 체코는 속도 단속이 심하고 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전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둘이 다니기에 뒷좌석에 짐을 놓으면 되서 여행하기 무척 편해보였다. 그에 반해 우리는 매번 짐을 쌓을 때마다 말 그대로 차에 쌓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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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 한가한 루체른 시내.




캠핑비는 예상보다 쌌다. 인터넷도 24시간에 5 스위스 프랑 밖에 안했고 말이다. 텐트의 위치 때문에 직원과 트러블이 생겼는데, 결국 이 문제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은 우리 옆에 텐트를 친 가족이었다. 부부와 아주 어려보이는 자식 둘(5살 이하인듯)을 자전거에 태우고 돌아다니면서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 다른 곳도 아니고 산 때문에 차로 가는데도 고생을 하는 이 곳을 자전거로, 애들까지 태우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피곤할 텐데 우리 때문에 더 피곤해져서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서 더욱 더.

오늘은 루체른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길에서 만난 한국인 4명에게 길을 물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라는 카펠교에 갔다. 93년에 관광객이 버린 담배꽁초에 불타서 거의 대부분을 복원 했다는데 어디가 복원한 부분이고 어디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없었다. 때가 많이 타서 그런지... 꽃으로 다리를 치장해 놓아서 예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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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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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인가 거위인가? 아무튼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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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교 주변에 식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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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 있는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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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 그런지 거의 모든 상점이 닫혀 있었다. 아무튼 사자상으로 고고!! 프랑스 대혁명 때 국왕을 지키다 전멸한 760명의 스위스 용병들을 기리는 사자라고 한다. 사전 정보가 없던 우리는 생각보다 커다란 사자의 모습에 놀랐다. (책에는 정반대로 생각보다 초라했다고 써있었다). 안에 얼음 정원이 있는데 볼거 없어보이고 입장료도 내야 하기 때문에 안들어 갔다. 루체른 시내에서 볼만한 것은 다 보았고 이제 퐁듀를 먹기 위해 길을 헤맸다. 스위스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퐁듀를 팔지 않는다고 한다. 단, 가게 하나를 제외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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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상 있는 곳, 뭐라고 쓴건지는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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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무리는 한국에서 놀러온 학생들, 보이스카우트, 걸스카우트 그런거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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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저런데 사실은 그냥 기념품 가게였다.




데굴데굴 세계여행을 본 후로 나와 내 동생이 스위스에 가면 꼭 먹어보고 싶은게 퐁듀였다. 치즈에 버섯이 들어 있고 그곳에 빵을 찍어 먹는 것이라고 직원이 설명해주었다. '너무 짜다', 초등학생 때 품은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저 생각이 가장 처음으로 들었다. 치즈 때문에 느끼한 것은 둘째치고 너무 짜서 치즈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웠다. 짠맛만 줄이고 조미료나 내부 재료를 보충하면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을 듯하다. (요리학원 2달 다닌 전문가의 소견). 그러나 같이 시킨 생선 스테이크와 스파게티는 괜찮았다. 특히 스파게티 안에 있는 베이컨이 맛있었다. 퐁듀의 아쉬움은 둘째치고 알 수 없는 환율이 우리를 짜증나게 했다. 국경 근처 비넷을 살때는 0.60, 폭스 타운에서는 0.65, 그리고 이 레스토랑에서는 무려 0.71이었다. 이틀 사이에 스위스에 외환 위기가 왔을리도 만무할텐데 살인적인 환율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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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 내일 오를 산이 저곳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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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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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마술쇼~! (자세한 건 아래 동영상 참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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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진 치즈와 빵조각들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아까 우리가 길을 물어봤던 한국인 여자 4명이 2~3번 지나갔다. 결국, 우리에게 오더니 베론에 있는 수영장을 본다며 우리가 가진 론니 플레닛의 일부를 디카로 찍어갔는데, 후에 생각해보니 우리 론니를 팔던가 그냥 주던가 할껄 그랬다. 어짜피 한권 더 가지고 있어서 짐만 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 일행 중 한명이 괜찮다고 기욱이가 그랬었다. 맨 처음에 봤을 때. 그런데 다시 만나고 그 여자분이 선글라스를 벗은 후 모습을 본 이후로는 별 말이 없어졌다. 역시 명품 선글라스는 내심까지 가려준다. 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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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이 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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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푹 담가서 먹으면..... 졸라 짜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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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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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별로라고 해서 혼자 신나서 먹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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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있는 카펠교




캠핑장으로 돌아와 인터넷을 하면서 여러가지 소식을 접했다. 23명 납치, 아시안컵의 운 좋은(?) 4강 진출, 학생회에서 한 학생투표결과, 김태균의 무홈런 그리고 수강신청. 가을학기 수강신청을 해야 했는데 할만한게 별로 없었다. IS 포함해서 겨우 17학점을 채웠지만 내가 정작 듣고 싶은 것은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경영 과목도 하나 들을까 했는데 들을만한건 다 차버린 상태였다. 다들 오랜만에 인터넷을 하느냐 바쁜 저녁이었다.

 


 


오늘 거쳐간 도시들 : 루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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