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22세

사는 이야기 2008. 3. 26. 22:28

'삼류시인의 시'를 쓸때부터 좀 더 나은 것을
시작했지만서도 손에 든 펜은
고뇌를 매번 내 맘에 들게 늘 나오지 않아서 또
'실망은 나를 키운다.'는 말을 마지막 내 Rhyme에 담네.
No Matter What?! 바보들과는 반대.
내 가운데 손가락에 연필자리 굳은 살.
어제와 오늘, 내일을 매일 또 묻는다.


라는 Minos의 가사에 감탄을 표하며
운동을 다녀온게 오후 4시.
그 때 곁눈질로 길 옆에 있는 일식집을 흘겨보았다.
내일, 부모님이 오시니 저기에서 식사를 해야겠다고.

6시 5분,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주머니에는 300원.
가득찬 저금통 2개가 눈에 들어왔지만 내 배 채우겠다고 저 배를 열긴 싫었고,
6시가 넘었다고 ATM기에 내 돈 천원을 헌납하긴 아까웠다.
다행히 구원자, 룸메가 돌아와 나에게 소액대출을 해주었다.

배불리 먹은 저녁 후, 매일 같이 먹는 후식.
한알, 비타민 두알 그리고 뭔지 모르는 네알, 이렇게 7개의 약을 다 먹고 나면,
알약을 새로 설치한 후 한껏 느려진 내 컴퓨터처럼 나도 묘한 포만감에 느려진다.
이대로 있으면 도저히 방에 빠져버릴 듯해 도서관으로 갔다.
그리곤 머리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잠들어버렸다.
..............

꿈을 꾸고 있었다.
전화가 왔다.
누군지 모르는 목소리가 내일이 내 생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내 생일인데 미안하다고 말한다.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내일은 부모님이 밥 사주시는 날인데 말이다.

잠에서 깨어났다.
방금 전에 기억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갔다.
폰을 확인해보니 현실이 맞았다.
내일이 내 생일인것도 현실이 맞았다.
부모님이 오셔서 밥을 사주신다는 일이 내 생일을 덮어버렸다.


몇시간 안남았지만, 만 22세가 됨을 생각해보자.
정확히 말하자면, 21세기에 보낸 지난 나의 21세를 생각해보자.
대학에서 보낸 수 많은 혼란 끝에, 드디어 누군가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목표를 찾았다.
20년이 걸리는 장기적인 계획만 2개라는게 커다란 문제이지만,
좋은 의미로 해석하면 내가 최소 20년간은 살아가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원동력을 만든 것이다.
저 목표들을 앞으로의 인생의 간접적인 방향타로 이용하며 살아갈지,
혹은 20년 뒤에 제 2의 인생으로 갑작스러운 변신을 위한 목표로 이용해 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20년이 너무나도 짧게 생각될 정도로 꿈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할일이 너무나도 많다.
눈을 크게 뜨고 모든 것을 보고 들어야하고 생각으로 정리해야하고 나만의 확실한 대안과 표현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어떻게 연관될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찾아야 할 것이고.


I.F.의 해체 소식과 함께, 불안함으로 시작했던 작년의 나의 생일.
그리고 E-Sense의 Mixtape 발매와 함께, 기대감으로 시작할 올해의 나의 생일.
역시, 시간은 정말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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