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from earth

생각하기 2010. 10. 5. 18:30

이 영화의 핵심은 종교가 갖는 증명 불가능성을 교묘하게 비꼬는 것입니다.
러셀의 찻주전자와 같이 자신 스스로를 예수라고 불린 사람이라 말하는 사람이 나타나자,
기독교를 믿던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대화를 통해 여러 논증을 거친것처럼 이 사람의 말이 진실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믿고는 종교가 그렇듯이 '믿음'과 '믿지않음', 자기 의지에 따른 두가지 선택만 있을 뿐이죠.

모든 종교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처럼 종교는 믿음입니다.
신의 존재는 결코 증명될 수 없기에 믿음으로만 종교가 유지될 수 있을 뿐이죠.
그것도 타인의 믿음이 아닌 본인 스스로의 믿음으로 말입니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불교, 천주교와 같은 다른 종교에 비해 개신교를 더 싫어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천국불신지옥"이라는 문구로 각인된 개신교의 전도활동은 기독교인들을 불편하게 만든 영화 속 남자의 행동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겁니다.
영화 속 남자는 증명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 자신의 믿음을 자신의 말만 하고 있지만,
그들은 증명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 자신의 믿음을 잣대로 타인에게 믿음을 강요하니까요.

신의 존재가 영원히 증명할 수 없는 패러독스라면,
자신의 믿음은 인정하면서 타인의 믿음은 인정하지 않는 이상한 태도는 영원히 풀 수 없는 패러독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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