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5)

떠나기 2007. 4. 20. 17:15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었다. 이 날의 목표는 광주에서 목포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에릭카트맨님과 밥을 먹고 나니 시간이 꽤 지나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영산포터미널로 가는 160번을 금방 만날 수 있었다. (160번, 1000원)

   아뿔사,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무안가는게 하루에 2대뿐이고 염암으로 가는 것도 하루에 2대 밖에 없었다. 그 중 하나였던 막차(4시 51분차)가 내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떠난 것이다. 정신을 가다듬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고생들에게 몇가지를 물어보고 에릭카트맨님에게 지금 상황을 하소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류장 안으로 버스 한대가 들어왔다. 이게 왠걸, 앞에 표시를 보니 '영암'이라고 써있는 것이 아닌가. 급하게 표를 끊어서 버스에 탔다. 이 버스가 4시 51분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프렌치카페, 1000원) + (181-1번 영암행, 2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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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포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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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이나 무안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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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활 태우고 있었다.



   시간이 하교시간이라 그런지 영암터미널에도 고등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그런데 왜 무리지어 다니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고등학생들의 여가생활이라고 받아 들여야하나?
   내가 사진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버스기사 아저씨들이 버스 같은거 찍지말고 화장실이나 허름한 정류장의 모습을 찍어서 인터넷 민원게시판에 올리는게 더 유익하고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해주셨다. 아저씨들의 말씀을 듣고 생각해보니, 사실 내가 터미널의 모습을 찍는 것보다 민원게시판에 올려서 아저씨들이나 터미널의 이용객들의 편의를 증진시키는게 더 좋은 일이였다. 생각하고 이제 행동을 하려고 했는데, 영암에서 목포로 가는 막차가 떠나려고해 어쩔 수 없이 찍지 못했다. (무번호, 3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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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역!!!!



   목포에 오는 것이 첫번째는 아닌데, 처음 온 것마냥 너무나도 생소했다. 주위에 물어볼 사람도 없고 ㅠ_ㅠ. 어쩔 수 없이 예전에 친구들과 한참을 헤맸던 목포역으로 가기로 결정했다(대부분 역 앞이 중심가이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서 교통카드를 쓰면 50~100원정도를 할인해줘서 교통카드의 사용을 증진시켜러고 한다. 그런데 목포는 교통카드는 별로 상관이 없는지 불과 20원밖에 할인을 안해준다. 이 정도 할인이라면 교통카드가 있어도 현금으로 낼 지도 모르겠다.
   목포역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기대를 하고 왔는데 퇴근을 하시고 안내소 문은 닫여 있었다. 안내소 앞에 브로셔를 놓는 부분에는 브로셔도 없고 -_ㅠ. 역시나 예상대로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목포역 앞이 중심가라고 생각했는데 별로 중심가 같지 않았다. PC방도 잘 보이지 않아 이곳 저곳 해맨 끝에 들어갈 수 있었고 전국 어디서나 같은 맛을 제공받을 수 있는 신포우리만두에 가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PC방비, 1200원) + (신포우리만두,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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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우리만두의 신포우리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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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세인 루미나리에 (너무 많다)



   목포역으로 온 것은 완벽한 실수였다. PC방에서 내가 잘만한 찜질방을 찾아보니 목포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있었다. 목포역에서 대송한방건강랜드로 고고고 (1번, 850원)
   전라남도에는 광주 은행이 제일 많이 보이는 것 같았다. 어디를 보건 광주은행이 보였다. 물론 빨간색이라는 내 눈에 잘 띄었을 지도 모른다.
   찜질방이 상당히 컸다. 4층건물을 통채로 쓰는 찜질방이였는데, 내가 가본 찜질방 중에서 가장 컸던 것 같다. 목욕하는 시설에는 돈을 더 내고 개인적으로 받을 수 있는 허브 욕조가 수십개 준비되어 있었고 찜질방 내부에는 20개정도 되는 찜질시설과 각종 편이시설이 준비되어 있었다. 또한 이 곳에서 EBS에서 해주는 '5부작 러시아 혁명' 다큐멘터리를 접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크고 좋은 곳이 항상 그렇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시끄럽고 혼란스럽다는 점이였다. (찜질방비, 7000원) + (면도기 + 샴프, 600원)

Ps. 비에 내 기분도 같이 묻일까봐, 다른 글은 못 쓰겠다.
Ps2. 글을 쓰다가 한번 날아갔다. 정말이지 오늘은 눈물이 끊이지 않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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