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2)

떠나기 2007. 3. 18. 19:56
역시 찜질방은 사람이 잘곳이 아니였다. 돈을 아끼기 위해 어쩔수 없이 찜질방을 선택했지만, 불편한 잠자리(다행이 이불은 주었지마)에 주변의 소음으로 인하여 주기적으로 잠에서 깰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같이 있는 사우나는 찬물과 뜨거운물이 주기적으로 바뀌어 나와서 나를 고문했으면, 주말을 맞아 찜질방으로 놀러온 커플들은 나에게 구석으로 가서 잠이나 자라고 보채는 것 같았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른 시간(7시 쯤)에 찜질방에서 나왔다.

내가 오늘 아침에서 가기로 계획한 곳은 객사와 경기전 그리고 전동성당이었다. 전동성당은 성당인 것을 알겠는데 객사와 경기전은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알수가 없었다. 일단 버스를 타고 가장 가까운 객사로 향했다.(354번, 850원) + (바나나우유, 700원)

객사가 전주의 중심비슷한 곳이라고 들었는데 막상 내리고 보니 밥 먹을만한 곳이 안보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았더니 객사 뒤편으로 가라고 가르쳐주었다. 객사 뒤편에 가보니 전주의 중심가라고 말해주는 주요 상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레비스와 같은 각종 옷가게들과 파리바게트와 같은 빵집, 아이스크림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지금 시간은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는 8시. 아침부터 일을 하시는 청소부 아저씨에게 물어 근처에 있는 아랫목 김밥에서 아침을 해결할 수 있었다.(김치찌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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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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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사에는 참새들 말고는 별거 없기에 경기전과 전동성당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버스를 탈수도 있었지만 딱히 할일이 없기에). 경기전에 가기전에 전동성당이 보였다. 친구말로는 서울 명동성당과 함께 국내 2대 성당안에 들어가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성당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무런 기억도 없고 지식도 없기에 유명하다고 하는 저 서당도 그냥 일개의 성당처럼 보였다. 집 앞에도 성당이 있고 중학교 앞에도 유명한 성당이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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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답게, 수녀님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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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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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이트에 가보면 멋있게 찍은 사람도 많던데 나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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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말하기에 내 복장은 유랑인 복장 같다고 했다. 사실 옷이 한치수 커서 그렇게 되었다...-_ㅠ



경기전 앞에 있는 전주관광안내센터에서 전주관광안내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 가볼만한 곳이 많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버스만 타고 하는 여행이고 짐이 너무나 무거워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경기전은 태조이성계의 시조가 있었던 집이라고 한다. 따뜻한 햇빛과 샛노란 은행나무가 있는 곳으로 내부에 들어가면 태조부터 순종까지의 그림을 볼수 있다. 새들이 노래를 부르고 여러개의 문들(문이 참으로 많다) 사이로 바람이 솔솔 들어온다. 나는 어깨에 질머진 무거운 짐을 잠시 내리고 쉬었다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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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안내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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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으로 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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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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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본 문(아래 사진에서 찍힌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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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본 문(윗 사진에서 찍힌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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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보니 몇명의 아역배우들이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1월 1일 아침에 나오는 인사를 촬영하는 것 같았다. 아역배우들 옆에 엄마들이 계속 보고 코치하는 것을 보면 역시 아역배우도 집에서 뒷바침이 되어야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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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들과 아역배우들과 어머니들



아참, 원래는 전주에서 꼭 먹으려고 했던 것이 2가지 있었다. 하나는 콩나물국밥(어제 저녁)이었고 하나는 그 유명하다는 전주비빔밥이었다. 전주비빔밥을 찾아보니 전주에서 잘하는 집이 몇가지 나왔다. 그런데 역시 문제는 가격. 아무리 전주비빔밥이라고 하지만 제대로 비빔밥 한그릇을 먹으려면 만원을 넘게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유명하다는 음식점마다 안좋은 평가가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그러던 중, 후배에게 물어보았더니 경기전 근처에 '베테랑 칼국수'라는 유명하고 맛있는 칼국수집이 있다는 것이다. 비빔밥을 버리고 거기서 밥을 먹기로 결심을 했다. 그러나 아침으로 김치찌게를 먹은 상태였고 점심시간이 되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체 베테랑 칼국수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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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칼국수



경기전 주변을 어슬렁 어슬렁거리다 여중과 여고가 붙어있는 학교를 만나게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는 후배가 나온 학교였다. 그리고 그 학교 앞에 내가 점심을 먹기로 결심했던 베테랑 칼국수가 있었다...-ㅁ-;; 먹어보지는 모했지만 일단 만남에 기분이 좋아 사진을 한장 찍었고 주변을 걷던 도중 거울 가게에서 커다란 거울을 만나게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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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사진을 찍었다



파마를 하자마자, 여행을 떠나서 머리가 헝크러져 있었고 예상보다 한치수 크게 나온 옷 때문에 치마마냥 무릎 아래로 옷이 내려와 있는 상태였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무겁고 커다란 짐 가방이 나를 짓누르고 있는 상태였다. 어쨌든 전주에서의 관광은 여기까지로 마치고 다음 경유지인 관촌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752번, 2100원)


Ps. 이 속도로 포스팅을 올리기 시작하면 정말 오래 걸릴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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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타고 남부여행(1)

떠나기 2007. 3. 16. 11:35

언제 이 여행을 생각하게 된지는 모르겠다. 인터넷 신문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버스타고 가는 이야기가 올라오기 이전이었던걸로 기억을 한다. 평소처럼 하염없이 웹서핑을 하다가 보게 된거라고 생각이 된다. 어찌되었던, 나는 시내버스만 타고 전국여행을 하기로 계획했다 (물론 나중에 바뀌었지만). 같이 갈 사람도 없을 뿐더러 사진을 찍고 가고 싶은 곳을 내 마음대로 가고 싶어서 혼자가기로 정했다.

여행의 목적은 1년 전부터 계속 머리속에 맴돌던 생각을 정리하고 부가적으로 여행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이었다. 그 목적을 위해 준비물을 하나, 둘씩 챙겼다. 메인 카메라로 Me Super를 챙기고 부가적인 서브 카메라로 Minox 35 GL을 챙겼다. 렌즈로는 SMC M 50.4와 Tokina 24mm, SMC M 100.8 그리고 접사튜브를 챙겼다. 10일간의 여행을 위한 여분의 옷 한벌씩과 속옷과 양말 몇개를 챙기고 여행 기간동안 느낀 점들을 적기 위한 빨간 체게바라(사진에 많이 나온다) 수첩을 챙겼다. 아, 그리고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알기 위한 전국지도 한개를 마지막으로 모든 여행준비를 마쳤다.

룸메이트인 주원이형과 김치찜을 점심으로 먹은후, 우리학교 ICU가 있는 대전에서 출발하였다. 평소에 자주 타던, 가을학기 때에는 근 한달 반동안 매일 2번씩 타던 711번을 타고 은행동으로 가는 것이 여행의 시작이였다.(711번, 8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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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첫 버스



다음에 타야하는 버스는 은행동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멈추는 계룡시행 201번 버스는 타는 것이였다. (201번, 환승 4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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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동에서 타고온 201번 버스의 모습



계룡시(신도안)은 한창 개발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새로운 아파트 촌이 생기고 새로운 시청도 건설이 완성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곳도 역시 개발은 대전과 가까운 쪽으로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가 내리는 곳은 버스의 종점인 신도안 APT였다. 내가 10년전에 한번 가본 적인 있는 신도안의 기억이 여기였다는 것을 내리자 마자 깨달았다. 신도안 APT는 군인 가족들을 위한 APT로 그 곳 앞에는 고등학교 때 2명의 친구로부터 익히 들었던 용남중-고등학교가 있었다. (글이 날아가서 글 쓸 마음이 살아져버렸다..-ㅁ-)

한가지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내가 도착하기 직전에 논산으로 가는 버스가 떠났고 다음 버스가 오기 위해선 1시간~2시간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슈퍼에 가서 죠스바(370원)를 하나 사서 빨면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을 기다려서 논산역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46번, 9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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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안 정류소 매표소



논산은 예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곳이었다. 공주에는 없었던 기차가 지나가고 고속도로도 옛날부터 뚤린 도시가 논산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발전한 도시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가보니.....-ㅁ-;;; 내가 지금 논산시에 온 것인지 논산군에 온 것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여락했다. 아직도 시내버스에 번호가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버스에 번호도 없고 정류장에 표시도 잘 안되있어서 논산터미널과 시장부분은 근 1시간 30분동안 헤메서 간신히 강경으로 가는 버스에 탈 수 있었다. (치토스 500원)+(무번호, 9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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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외버스터미널



젓갈로 유명한 도시답게, 강경 곳곳에서 젓갈집을 쉽게 그리고 많이 볼 수 있었다. 강경으로 오던 도중, 충남금융권 직원 중의 절반 이상이 나왔다던 강경상고도 볼 수 있었다. 해가 조금씩 저물어가기에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익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333-1번, 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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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강경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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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이라 마크가 학동인가보다;;



내가 놀랐던 도시 중 하나가 익산이었다. 나는 익산이 이렇게 큰 도시인줄도 몰랐다. 전라북도에는 전주밖에 없는 줄 알았던 나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버스에서 익산 사람들이 '원대', '원대'거리기에 거기가 어딘지 궁금해했었다. 알고 보니 원광대학교였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이병민이 차린 PC방인 Golden Boy를 볼 수 있었고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요금을 내면서 내리는 버스가 신기했다. (처음에 앞문으로 타려다가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혼남..-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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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역은 도시의 중심인 것 같다



익산에서 전주를 가려면 삼례를 거처야만한 했다. (111번, 1200원) 삼례는 읍소재지 인듯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작은 읍에 우석대학교 건물이 있었는데 그 건물이 무려 20~30층정도 되어보이는 고층건물이었다. 주변에는 높아봐야 2~3층되는 건물들 밖에 없는 곳에 대학건물이라는 이름하게 엄청나게 높은 마천루가 있는 것이다. 보는 내내 한숨만 나오는 건 어쩔수 없는 것이겠지. 삼례에서 전주로 이동 (383번, 1300원)

전주에 도착하니 해가 모두 저물었다.(필름 카메라이기에 해가 저물면 사진을 전혀 찍을 수 없다) 필요한 것만 싸왔다고 생각했던 짐이 생각보다 무거웠고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얼른 숙소를 찾아야했다. 다행히 전주에 집이 있는 후배들에게 물어, 전북대 근처에 있는 찜질방을 찾을 수 있었다. 근처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에서 국밥을 먹고 피로를 풀기 위해 서둘러 찜질방 안으로 들어갔다. (콩나물국밥, 3500원) + (PC방비, 1000원) + (찜질방, 6500원) + (1회용 샴프, 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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