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Element 2008. 8. 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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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하구에서 강도에게 당해서 6개월동안 여행했던 모든 사진들과 스케치를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책까지 냈다는 것에 대해 존경을 표한다. 요즘의 여행책들은 대부분 사진들로 도배가 되어있지만 이 여행기는 사진이 아닌 작가가 그곳에서 직접 그린 스케치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스케치를 갔던 장소를 다시 보는 기쁨은 사진으로 볼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이 작가가 이 책 말고도 추후에 2권의 책을 더 냈었는데 그것도 찾아 읽어보면 재미있는 듯 하다. (작가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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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이 들려주는 패러독스 이야기

Element 2008. 7. 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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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재미있게 본 다큐멘터리 중에 Absolute zero라는 켈빈 0도에 다가가는 과학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큐가 있었다. 중간 중간에 한국인 교수가 나와서 역사적 상황을 영어로 설명해주었다. (* 참고로 다큐멘터리는 영국의 공영방송 BBC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영국 방송에 한국인이 나와 설명을 하는 모습이 멋졌다. 더군나 이름도 나와 성이 같은 장하석이었다.
   무슨 국경일처럼 기억되버린 7월 11일, 잊어버렸으면 좋을텐데(농) 잊어지지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선물을 준비해야 했다. 책이나 한권 사줘야겠다고 마음을 먹던 중, 작년 TV 책을 말하다에서 선정한 올해의 도서들이 생각나 경제 부분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책을 고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장하준이라는 분이 쓴 책이었는데, 이상하게 옮긴이가 따로 있었다. 찾아보니 원서는 영어로 나온 'Bad Samaritans'이라는 이름의 책이었다. 이 분은 캠브리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계셨다.
   장하석 그리고 장하준, 뭔가 이상한 낌새가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두 명은 형제였다. 더군다나 집안이 장난이 아니였다. 현대사회에서 말하는 대단한 집안(집안은 재벌이고 사돈은 재벌총수 혹은 국회의원인 인맥이 대단한)이 아닌 과거 시대부터 입으로 입으로 전해져오던 형태의 대단한 집안이다. 할아버지는 임시정부 외무장관에 그 아래 4명의 형제들은 모두 독립운동을 한 독립투사들이고 아버지는 3선 국회의원 그리고 장하준, 장하석 형제는 각 분야에서 인정 받는 학자들이다. 두 분 다 만 27세에 영국에서 교수가 되신 간지남들이다.

   관련 기사를 보던 도중 재미있는 내용을 발견했다. 두 분 다 어린시절부터 도서관에 살면서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한번은 아버지가 아들들이 얼마나 책을 읽는지 확인을 해보았는데 한시간에 250페이지씩을 읽었고 테스트를 해보니 내용도 다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시간에 250페이지를 읽으려면 대략 15초에 한 페이지를 읽어야 한다. 물론, 중학교 때의 이야기이니 글씨가 빼곡히 써인 책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15초에 한페이지를 읽기란 굉장히 힘든일이다. 나는 얼마나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직접 테스트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학교 도서관에는 어린이 서적이 없기에 어린이 서적이 있는 시립도서관으로 찾아가야 했다. 마침 올해 둔산에 새로 개관한 도서관이 750노선 근처에 있어서 쉽게 도서관에 갈 수 있었고 그 곳에서 이 글의 제목인 "러셀이 들려주는 패러독스 이야기"를 들고는 테스트에 들어갔다. 책의 페이지는 130여쪽 이었다. 250페이지를 1시간만에 읽는다고 했으니 내가 그 분들과 속도가 같다면 30분내외로 이 책을 완독해야 한다. 시간은 핸드폰에 있는 스톱왓치로 측정했다.

   책이 비록 어린이 도서실에 있었지만 쉬운 내용은 결코 아니었다. 집합론으로부터 시작되서 나중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오토마타를 수강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집합이 주가 되는 초, 중반 부분은 수월하게 읽어 나갔다. 더군다나 상당수의 이야기는 철학시간 또는 각종 정보들을 통해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였기에 속독에 무리가 없었다. 그렇게 최대한 130페이지를 다 읽은 후, 쳐다본 타임워치의 시간은 1시간 5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무리였다. 한시간에 250페이지를 읽으려면 15초에 한페이지씩, 1초에 한줄 이상의 문장을 읽고 이해해야 했다. 탐정 만화 같은 경우, 1시간도 넘게 걸리는 나에겐 비록 청소년용 도서도 그렇게 빨리 읽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판타지 마스터인 동생이라면 1시간에 200페이지 정도는 읽을 수 있을거 같다.
   생각해보니, 동생의 졸업선물이 늦어져서 대학교 입학선물이 되었는데 그것도 늦어져서 생일 선물로 준다고 한 선물이 아직까지 업체측에 연락이 없어 결국 못주고 말았다. 2월의 세트상품이었는데 3월에 전화를 했을 땐 아직도 대기중이라고 하였고 지금은 아예 연락이 없다. 곧 있으면 계절학기를 마치고 돌아올 동생에게 책이나 몇권 선물을 해야겠다. 삶의 기준이 될만한 좋은 책들을.

ps. 글의 제목과 짤방은 본문과는 별 상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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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Element 2008. 6. 26. 12:26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 동물농장이라는 만화영화를 TV에서 본 기억이 있다. 인간이 없는 동물들이 농장을 지배했고 어떤 말이 마차에 끌려 죽으러 가는 장면과 돼지들이 서서 담배를 피는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유난이도 재미가 없는 만화영화였다는 것이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주인공 킹왕짱의 상황도 없고 노래방가면 "꼬마자동차 붕붕"이나 "꾸러기 수비대"말고 부를만한 즐거운 주제가도 없었다. 한마디로 재미없었다. 그런 내가 10년도 훨씬 지나서 그 재미없던 만화의 원작 소설을 읽으려 하는 것이다.

   조지 오웰은 디씨인사이드 도서갤러리에서는 추앙 받는 작가이다(어딜가든 추앙 받겠지만). 내가 읽으려하는 동물농장을 비롯해서, 그의 마지막 작품인 1984년에서는 50년이 지난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비판하고 있다. 이렇게 주옥 같은 그의 작품들은 항상 읽고 싶은 독서목록에 들어가 있었지만, 정작 읽는 것은 치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다. 그러던 중 KAIST 친구의 기숙사에 놀러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도 한권이 아닌 두권씩이나.
   표현은 번역을 한 회사나 역자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두 책이 똑같다. 그러니 그 친구에게는 두권 중의 한권은 동시에는 쓸 수 없는 같은 색 모자 2개와 같다고 생각되어 한권을 받아왔다. 다른 한권의 책보다는 얇지만 세계문학전집으로 유명한 민음사의 책으로. 책은 얇아서 가방에 넣거나 손에 들고 다니기 편했다. 덕분에 서울에 올라간 두번 모두 부담없이 책을 들고 가서 읽을 수 있었고 심심했던 6.10에도 그 책은 큰 즐거움이 됐다.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대부분의 등장동물들이 동물이고 대부분의 사건들이 동물농장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지만 풍자소설답게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20세기 초반 러시아에서 일어났던 사건들과 자연스럽게 매치가 이루어졌다. 메이저 농장의 동물들의 반란, 즉 차르를 내쫒고 소비에트를 만든 러시아혁명에서부터 매치가 되고 스노볼이 나폴레옹에 의해 쫏겨나는 것은 트로츠키의 몰락과 스탈린의 독재와 매치가 된다.

다음은 동물농장의 나오는 인물, 상황들과 그것의 시대적 문맥이 된 현실세계 사이의 연관관계이다.

존즈 -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
메이저 - 마르크스
나폴레옹 - 스탈린
스노볼 - 트로츠키
돼지들 - 볼셰비키
복서 - 프롤레타리아트
동물반란 - 러시아 혁명
모이즈 - 러시아 정교
몰리 - 러시아 백인/백군
스퀼러 - 프라우다
개들 - 비밀경찰
오리들 - 선전대
미니무스 - 마야코프스키
필킹턴 - 영국
프레드릭 - 독일
농장 본채 - 크렘린
동물재판 - 모스크바 재판
동물학살 - 스탈린 시대의 대숙청
외양간 전투 - 1918-19년의 연합군 침공
풍차 전투 - 1941년 독일의 러시아 침공
풍차 - 소비에트의 5개년 계획들
노래 <잉글랜드의 짐승들> - 인터내셔널
 

   이 책이 놀라운 점은 작품이 쓰여진지 50년이 지난 미래를 예측함과 동시에 현재의 모습도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돼지들과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동물농장의 마지막 모습은 1990년대 냉전의 완전한 종말과 함께 자본주의화되고 기존의 지배계칭들은 공산당원에서 자본가로 탈바꿈을 해버린 지금 러시아의 모습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예언했다. 러시아는 자신의 체제를 포기함에 따라 많은 경제위기를 겪었고 러시아 여성들이 우리나라 유흥업소에 와서 일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신흥부자가 많은 나라가 되었다는 이면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단순히 이러한 실패를 이 소설이 풍자한 소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초의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프랑스 혁명도 결과론적으로 나폴레옹이라는 독재자를 낳았고 우리의 최초의 시민혁명이라 부를 수 있는 4.19혁명도 결국 박정희라는 또 하나의 독재자를 낳았을 뿐이었다. 모두가 바라고 희망했던 유토피아적 미래를 오지 않았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미래, 과거와는 약간 좋아진 또다른 과거가 반복될 뿐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왜 혁명을 이끈 다수가 꿈꾸던 세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다시 소수에 의해 통치를 받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이다.

   조지 오웰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소설 속에 담아 놓았다. 모든 동물들을 위한 혁명이 첫번째로 어긋난 사건이 있었다. 바로 돼지들이 그들을 위해 젓소들에게서 짠 우유와 사과를 자기들끼리 먹기로 한 사건이다. 이때 그들은 뭔가 일이 잘못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생각을 표현하지 못했다. 동물들이 권력을 부여해준 돼지들을 제대로 감시하고 잘못을 비판하지 못하는 순간, 자신들이 부여해준 권력의 노예가 되어 버린다.
   중요함은 바로 이곳에 있다. 20세기에 존재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민주주의를 표방했다 .개개인은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효율성을 위해 선거를 통해 뽑은 대리인에게 권력을 양도해준다. 그러나 권력이 쓰여지는 대부분의 모습을 보면, 선거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분명 권력으로 국민 한사람 한사람으로부터 나오지만 권력을 부여 받은 사람을 보면, 한사람, 한사람이 아닌 단 한사람을 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왜 이렇게 변질되어 버린 것일까?
   선거라는 민주주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대표를 뽑았지만, 그 후에 그가 제대로된 목표(더 좋은 세상)을 위해 일하는지 감시하는 것이 선거 못지 않게 중요하다. 사실 개인이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지극히 개인적인 세상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고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세상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토피아이다. 사실상 그 유토피아란 단 한사람만이 절대적으로 행복한, 세상의 신이 되는 세상과 같다. 우리는 모두를 위한 유토피아를 꿈꾸며 권력을 빌려주었지만 권력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유토피아를 꿈꾸게 된다. 기름만 넣고 핸들에는 손을 놓아버린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제대로 가주기를 바라는 건 무리 아닐까?

   책 말미에는 조지 오웰이 생전에 쓴 수필이 2개 실려있다. 그 중 하나는 조지 오웰이 작가가 된 이유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였다. 6살때부터 자신이 작가가 될거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는 연습과 상황과 배경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무척 많이 했다고 한다. 한번 따라해보려고 버스에서 그 속 풍경을 묘사했으나, 초등학교 1학년 첫 미술시간, 크래파스를 쥐고 스케치북 앞에서 막연히 앉아있던 그 때처럼 막막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걸 봐선, 소설가는 확실히 내 적성이 아닌 것 같다.
   그는 글을 쓰는 이유를 크게 4가지로 보았다. 이 기준은 자신의 기준이 아니고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기준이라고 했다. 일단 돈이라는 이유는 제외하고, 자기만족, 미학적만족, 잘 생각 안나는 한가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치적인 이유. 조지 오웰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였다.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말해주지 않는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것이 그가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휴머니즘이 없는 소설은 없다고 한다. 동물이 주인공인 소설이 있다고 하여도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표현하기 때문에 어느 소설도 휴머니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설 속 휴머니즘이란 등장인물간의 사랑이나 우애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그 소설이 읽는 독자들에게 주는 교훈이 없다면 그것은 휴머니즘이 아닌 만들어진 휴머니즘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과 동떨어져있는 소설을 사람들을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동물농장은 휴머니즘으로 가득 차있다. 비록 그 속에는 남녀간의 사랑이나 우애가 없지만, 조지 조웰의 마음속에서 묻어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걱정과 희망이 소설 곳곳에 묻어져 나온다. 휴머니즘은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전을 뜻하는 후마니오라(humaniora)-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일, 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 시대의 고전들은 인간다움을 높이고 새 시대의 이상적 인간상을 보여주었기에 휴머니즘이라는 말의 어원이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상의 배경속에 가상의 존재들의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을 반영하고 사람과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말해주는 이 소설이야 말로 현대의 고전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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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책무 - 노암 촘스키

Element 2008. 4. 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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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책무 - 노암 촘스키

책은 크게 3가지 주제의 글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는 책의 제목과 같은 '지식인의 책무'.
두번째는 '목표와 비전'
세번째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민주주의와 시장'
이렇게 3가지의 글로 이루어져있다.
(참고로, 이 책은 1995년에 쓰여진 책이다.)


   첫번째, 꼭지에는 '전세계에서 잃어나고 있는 진실'에 대해 함구하는 지식인들에 대한 비판에 관한 글이다. '중요한 사건에서 진실을 찾아 그대로 말한다'라는 지식인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하는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당연한 논재를 말한다. 아담스가 자본론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미래의 지식인은 아마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2가지 역할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것이다. 권력자의 밑에서 그 권력을 대변하고 아부하거나, 아니면 그 권력자의 뜻때로 진실을 대중들에게 말하지 않는 역할을 하던가."
   두번째는 권력자들의 프로파간다들을 통해 낳은, 새로운 시대정신인 '돈을 벌어라! 너만 생각하라!'에 대한 이야기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전제주의화에 대한 이야기다. '모진 사랑'이라는 정치인들의 목표 대로, '부자들에게는 사랑을, 그 밖에 모든 사람에게는 모질게'라는 목표를 이룩하였다. 지난 30년 내내 미국 시민들의 실질임금은 계속 떨어졌지만, 미국의 경제(GDP)는 성장하였다. 결국 이러한 기업의 성장과 일반 시민들의 가난화는 결국, 예전과 똑같은 시대로 역행하게 만들었다. 한명의 왕이 존재하고, 그 밑에서 그 왕에게 절대 복종을 해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세상 말이다.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것은 과연 어느 왕 밑에서 복종하며 사느냐 혹은 그냥 아무 왕에도 속하지 않고 삶을 힘들게 사느냐 양자 택일 뿐이다.
   세번째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의 민주주의와 시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세계를 글로벌화, 즉 자유시장으로 선도하는 모든 선진국들은, 제 3세계 국가들에게는 개방이라는 모진 잣대를 내밀면서 정작 자신들에게는 보호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산업혁명을 이루어낸 영국도 그러했고, 미국도 그러했다. 자신들은 자국의 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때까지 보호무역을 하였고 경쟁력이 생긴 후부터는 다른 나라들에게 자유 무역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자유시장 보수주의(Free Market Conservatism)이란 개념이 나온다. 부자들은 공공 보조금을 받고 정부의 보호를 받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혹한 시장 논리를 적용하는 이중의 잣대이다. 그들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하면서 머리 속으로는 '이익 창출'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의 모든 나라의 국방비를 합한 액수 만큼의 국방비를 사용하는 이상한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는 것이다. (국방이라는 것은 나라를 지킨다는 뜻 아닌가?). '정부 보조금'이라는 단어에서 '안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기업들에게 서민들에게서 걷은 돈을 퍼주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제 3세계의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표어를 가지고 신무기를 개발하면서도, 제 3세계에서 수입하는 무기의 4분의 3이 미국 제품이라는 것은 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결국 그들의 손에 무기를 쥐어주고, 스스로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더 강한 무기를 만드는 꼴이다.

   미국이 만들어지고 미국의 헌법이 제정된 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필요하게 된 이유는 2가지였다. 첫번째는 국가라는 공권력을 만들어 각 개인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였고 두번째는 거대한 위험으로부터 개인들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재산권을 특별히 지켜야 하는 사람들을 부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재산권을 위협하는 거대한 그림자는 부자들이 아닌 나머지 사람들이었다. 결국 앞에 두가지 권리가 상충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인권이 아닌 재산권을 더 우선시 해주기로 만들어 진게 미국의 헌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헌법의 영향이 현재 미국의 모습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들은 아직도 존재하는 거대한 그림자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그림자들을 학대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의 탄생부터 함께해온 두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 유권자들을 결국 두개 정당 중 하나를 골라야 하지만, 결국 어느 쪽을 골라도 대다수의 유권자들을 위하는 정당은 없다고 한다. 두 정당 모두, 하루 빨리 국방비를 올리고, 복지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 소수들을 위한 정당인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앞과 뒤가 모두 꽝인 동전을 매번 던지고 있는 것이다.


ps. 책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아서 제대로된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다.
제대로 쓰려면 다시 한번 책을 정도해야 할듯해서 포기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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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Element 2008. 3. 9. 13:57
이 책을 사게 된 것도 벌써 3년전 일이다.
2005년 여름, 부산입시설명회겸, ING MT가 부산에서 있었다.
MT가 끝난 다음날, 나는 부산에 있는 낙타양과의 사실상 첫만남이 있었다.
부산 구경을 시켜달라고 부탁을 해서, 용두산 공원도 가고, 부산역사박물관(?)도 구경가고 그랬다.
그러던 중, 내가 중고책 파는데를 가고 싶다고 해서 그 쪽으로 갔고 거기서 고른 1권의 책이 이 책이다.

의견이 분분할 수 있으나, 내 알량한 기억에 의하면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딱 하나였다.
다른 책들보다 훨씬 깨끗해서 새 책 같다는 이유였다.
그럴만도 한 것이, 2001년도 말에 나온 책이니, 사실상 4년밖에 안된 책이었다.
그랬던 책이 내가 이 책을 다 읽은 시점인 지금은 2008년이나 되어버렸다. ㅠ_ㅠ

부산에서 대전까지 무궁화호를 타고 오는데 식당칸에 가보고 싶어 일부러 1시간이나 더 기달려 열차를 탔다.
밥을 먹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4시간 반동안 나와 함께 해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내가 잘 모르는 호주에 대한 이야기, 그것도 호주의 남쪽에 있는 섬인 태즈메이니아의 예찬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그 때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책의 반은 3년전에 나머지 반은 몇일전에 읽었다)
다만 태즈메이니아라는 곳이 나중에 가서 살고 싶은 곳으로 뇌리에 남았다. (사실 그걸로 충분하다)

책의 저자는 동유럽 사람인 토니와 결혼한 한국인 여자 사진가이다.
그녀는 젊었을 때부터 여행을 꽤나 좋아했던지, 인도, 태국, 유럽 등등 여러 곳을 여행다녔고,
지금의 남편인 토니도 유럽 여행 중 만나게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된 사이였다.
이런 자유로움 때문인지 그녀도 그녀의 남편 토니도 참으로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같았다.

다른 여행기나 안내서적처럼 우리가 모두 알법한 화려한 관광물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9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조급하게 보내지 않고 여유롭게 생활하며 여행을 하였기에 그런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그리고 그것이 호주여행이 주는 매력인듯 싶다.
사람하나 못보고 하루를 종일 달려야 다음 마을에 도착할 수 있는 아웃백(호주의 사막지역을 이렇게 부른단다)을 여행하면서 잃어버렸던 생활의 여유를 찾는다.
그래서인가? 9개월간 호주여행을 하던 그들은 그렇게 예찬하던 태즈메이니아에 있는 작은 섬들 중에 하나에 정착했다.

싱가포르만한 곳에 500명밖에 안사는 한가한 곳이라고 한다.
해가 뜨면, 파자마를 입고 해변으로 나가 기지개를 하고, 점심으로 먹을 조개를 줍고 테즈는 잠수해서 굴을 따고
마당에서는 토마토, 고추, 상추, 양배추 등의 채소를 키우고, 집안에는 작은 사우나가 있어서 사우나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그들의 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어, 나중에 일 안하고 평생 놀면서 여행을 다니길 원한다.
그렇게 꿈을 꾸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정작 그 날이 언제 올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을 지금부터 하면서 즐겁게 살아가면 안되는 것일까?


멕시코의 한가한 해안가. 부두에 막 도착한 어부의 작은 배안에 몇마리의 싱싱한 물고기가 보인다. 마침 그곳에 있던 미국인 은행가는 어부에게 싱싱한 생선에 대해 칭찬을 하고 그것을 잡는데 얼마나 걸리냐고 묻는다.
"얼마 안걸려요"
멕시코 어부가 대답한다.
"그럼 조금 더 오래 머물면서 더 많은 생선을 잡지 그래요?"
멕시코 어부는 그것이면 가족에게 필요한 충분한 양이라고 대답한다.
"그럼 남은 시간에는 뭘 하시오?"
"늦게까지 잠자고, 가끔 낚시하고, 우리 아이들과 놀고, 집사람 마리아와 시에스타(낮잠)들고, 매일 저녁 동네 나가 와인 마시고, 친구들과 기타 치지요."
미국인은 조소를 띠며 말한다.
"이거 보시오. 나는 하버드 MBA. 당신을 도울 수 있소. 조금 더 오래 낚시를 하고 그리고 나서 어선을 사는 거요. 그렇게 해서 생긴 이익으로 다시 몇 척의 어선을 구입하고, 그러다 보면 마침내 대형어선을 가지게 될 것이오. 그러면 중간 거래를 통하지 않고 가공업자에게 직접 판매를 할 수 있고, 마침내 당신 자신의 통조림 공장을 오픈할 수 있고, 그러면 당신은 제품과 과정, 분배 전부를 직접 조정할 수 있게 되지요. 당신은 어쩌면 이 작은 시골을 떠나 멕시코로 그리고 로스앤젤레스로 그리고 마침내 뉴욕으로, 당신이 확장하는 엠파이어를 경열할.....".
조용히 듣고 있던 어부가 묻는다.
"그렇게 되려면 얼마나 걸리는데요?"
"15~20년쯤."
"그리고 나서는?"
미국인은 커다란 미소를 띠면서,
"바로 그때, 적절한 때를 잡아 공고해 회사의 주식을 팔아 굉장한 부자가 되는 거요.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란 말이요."
"그러면 당신은 은퇴할 수 있지요. 작은 해안가에 이사해 늦게까지 잠잘 수도 있고, 낚시를 하고, 아이들과 놀고, 집사람과 낮잠을 자고, 동네에 나가 와인을 마시고 친구들과 기타를 연주할 수 있지요"

- 버스에서 읽은 짧은 글
(이브가 on the road의 지은이 현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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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이란 무엇인가 - 에르네스트 르낭

Element 2008. 3. 5. 20:07
   사회주의가 붕괴한 이래로 세계는 지금 민족 간의 분쟁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런데 과연 순수한 단일 민족이라는 것이 가능한가. 근대국가의 성립 이후 민족이라는 개념이 인류의 역사에 발을 붙이면서 시작된 민족 간의 갈등은, 인류에게 수많은 갈등과 오해와 아픔을 던져주었다. 심지어 민족이라는 이름하에 다른 민족을 대량학살하는 비극적인 만행이 자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불행을 야기하는 민족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에르네스트 르낭은 민족은 인종에서 유래하는 것도, 언어로 구분되는 것도, 종교로 결속되는 것도, 그리고 국경선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민족이란 언제든지 새로 생겨날 수 있으며, 언젠가는 종말을 고하게 되는 개념일 뿐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르낭은 민족보다는 인간 자체를 생각하자고 주장한다. 민족이 아닌 인간을 먼저 생각하자는 르낭의 주장은 서로 경계 긋기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의 편향된 의식에 경종을 울린다.
- 민족이란 무엇인가, 표지글 -


   이 책은 무려 1년하고 6개월전,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면서 읽을 책을 찾다가 고른 책이다. 르낭의 2가지의 글이 실려있다.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과 책의 메인 타이틀인 '민족이라는 무엇인가'.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에서는 독일을 통일시킨 프로이센과 독일이 될 프로이센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에, 독일에 대한 찬양을 보고는 르낭이 독일 사람일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 사람이었다. 프로이센 이전의 독일이 이룩한 뛰어나 업적들, 특히 그는 괴테를 무척이나 좋아한 것 같다.(하긴 전설이신데...)
   '민족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민족이라는 것에 대해 논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인종도, 종교도, 강과 산으로 경계가 되어진 영토도 민족을 규정짓지 못한다고 말한다. 민족이라는 것은 과거의 공통적인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 결속된 집단이라고 말한다. 특히 과거의 슬픔을 공유하고 생각할 때, 공통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민족은 더욱더 곤고해진다고 한다. 사람들이 어떤 민족에 속하느냐 안속하느냐는 전적으로 그 사람들의 의견에 의해서 결정된다. 일본어밖에 못쓴느 제2세대, 제3세대 제일교포라고 해도 그가 우리 민족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민족이다.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귀화한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서 생각한다면 그들 역시 우리의 민족인 것이다.

   얼마 전,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기사에 달린 리플을 보고 깜짝 놀란적이 있다. 나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크게 문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일민족을 중시하는 우리사회에 다문화주의를 가져다주는 좋은 계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비록 불법외국인노동자라도 강제로 출국시키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에 좋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문제는 간단하지 않았다.
   외국인노동자들의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이 무척 안좋았다. 절도사건은 물론이고 여학생들의 성폭행한 사건이며, 살인사건까지 그 사람들이 싫어할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외국인노동자들을 강력하게 추방하는 것을 지지하는 카페도 생겼고 그것도 꽤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카페가 생기고 저런 일들을 알리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알려야 하는 이야기이니). 그러나, 내가 걱정하는 것은 이런 일들이 오히려, 인종주의적인 우리사회를 더욱 더 인종주의적으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외국인노동자들에 의한 범죄가 일어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인권탄압도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가 건물 13층에서 조사를 받다가 창문 밑으로 뛰어내린 것은 그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시선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이야기일 것이다. 백인들에게는 고개를 숙이고, 흑인이나 다른 황인들에게는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동북아의 중심으로, 더 나아가 아시아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려서부터, 한민족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한민족이라는 말이 그 만큼 중요한 이유는 그 말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한단어로 표현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 한민족에 속한 다는 것에는 인종도, 종교도 중요하지 않다. 단지 공통된 역사와 문화라는 공통분모만 있을 뿐이다.
   다들 발해라는 국가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비록, 그 나라에 살던 80%는 고려인이 아닌, 거란족이거나 말갈족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 역시 발해에 살던 발해인으로, 우리의 역사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역사는 우리의 가장 화려한 역사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동북아의 중심이되고 아시아의 리더가 되겠다는 지금, 발해를 본 받아야 할때가 아닐까?


ps. 3년째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곧 다 읽고 리뷰를 올릴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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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

Element 2007. 11. 30. 15:11

2학년 때부터 읽기 시작해서 드디어 다 읽었다.
페이지가 800페이지 정도 되니 하루에 한쪽씩 읽으면 지금쯤 다 읽었을 것이다.
이렇게 미루어지게 된거는 2학년 때 읽다가 중간에 다 못읽어서 멈췄기 때문이다.
2년만에 다시 읽으려고 하니, 한번 읽었음에도 전혀 기억이 안나 모르고 또 읽은 작품들이 많았다.
뭐 그렇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
다시 읽어도 또 한번의 기쁨도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해주었으니

SF라는 것이 Science Fiction이 아닌 Science Fantsy로 생각되어 우숩게 취급 받고 있다.
주로 다루고 예견했던 우주여행 혹은 로봇 등이 예상했던 급진적인 발전을 못했기에, SF를 Fiction이 아닌 Fantsy처럼 되어버렸다.
사실 미래를 예견하고 선지하는 선각자적인 역할을 하는 작품들이 많다. (물론 아닌것도 많지만..;;)
핵폭탄이 나오기 50년전에 핵전쟁의 위험함을 인식했고, 인공위성, 미사일 등등도 수십년 전에 SF에서 소설에서 나온다.
또한 로봇의 기본 3원칙을 성립한 것도 SF 소설에서 였다.
다만 기술이 작가들의 상상력을 뒷받침해주지 못해서, 혹은 그들이 너무 과학을 맹신해서 아직 현실도 다가오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도 그 중에 작가들의 상상력을 뛰어넘어선 것이 있다.
바로 IT의 발달로 시작된 인터넷 혁명이다.
미래에 우주로 나가고 다양한 외계종족들과 만나 그들과 생활하는 것을 꿈꿔온 그들이지만,
우주가 아닌 WWW라는 전지구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가상의 또다른 세계를 만들 줄은 예상하질 못했다.

내가 한동안 까먹고 있었던 ICU를 오게된, 그리고 전산을 선택하게된 이유가 떠올랐다.
바로 다른 기초 과학 또는 공학에서는 할 수 없는 현실에서의 실현을 전산에서는 가상의 세계(컴퓨터 또는 웹)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 많은 과학자들이 사람을 달로 보내기 위해 연구했지만, 결국 달에 갔다온 자는 십여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가상의 세계에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수 많은 사람이 있을 필요가 없을 뿐더러, 직접 자신의 달을 갈수도 있다.
이 것은 꿈을 꾸는 것뿐만 아니라,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SF 소설을 쓴 작가들 그리고 독자들이 즐긴 것은 그들이 꿈꾸는 즐거운 상상이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그리고 즐거운 상상들을 많이 했다.
'외계의 다른 종들과 같은 공부를 가지고 경쟁을 하면 어떻게 될까?'라던가.
'짝이 맞는 클론들을 만들어주면 더 이상 짝을 찾아헤매지 않게 될까?' 같은 상상 말이다.
그 상상이 다가올 미래에 올지 아니면 영영 올 수 없는 10차원의 문제(초끈이론)인지는 모르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다가올 새로운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마냥 기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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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르다

Element 2007. 10. 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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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사진, <물공포증 환자들>


물공포증 환자들, 마리 폴 네그르(Marie-Paule Negre)
물 속에서는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저항하지 말고 믿으라, 물의 부력에 몸을 맡기라.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힘겨운 삶의 고투에서 자신의 다리가 흔들리지 않는 기둥이 될 때가 올 것이다.
목욕하는 아이, 해리 그뤼아트(Harry Gruyaert)
아이는 많이 가진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자신에게 필요한 물이 얼마만큼인지 알기에 아이는 제 키보다 훨씬 작은 욕조 안에서도 마냥 즐겁다. 더 많이, 더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지금 마음 그대로 자라나거라.
초파티 해변에서 풍선과 바람개비를 파는 아이들, 라구 라이(Raghu Rai)
풍선은 공기가 있어서 풍선이 되고 바람개비는 바람이 있어서 바람개비가 된다. 그리고 바다는 뭍이 있기에 비로소 바다가 된다. 세상에 너 없이 되는 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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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Element 2007. 10. 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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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글쓰기란
텅빈 방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신이 내려주신 듯한 글감을 찾아
몸이 두 동강 난 듯한 느낌이 나도 그 때부터 한 두 시간 정도 더 키보드를 두드려야하고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내가 쓰고 있는 이야기만 생각하고
오랫동안 자판을 두들기다 보면 사물이 두개로 보이는 일이 생기더라도 두 눈을 감고 계속 두드려야 하는
그런 일이다.

한 문장을 쓰려고 몇시간을 노력해 본 적은 없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경험한 것에 의하면
저런 고통이 충분히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글이 잘 안써져서 (좋고 나쁨이 아닌 몰입의 차이로)
도서관에 갔다가 스누피가 그려진 저 책을 빌려왔는데,
'글쓰기 완전정복'이라는 제목이 민망하게도
글쓰기를 소개해주는 글이 글쓰기를 잘 못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옮긴이를 보니
1학년 때 뵈었던 김연수 작가님이라 신기했다.
책 한권 나오면 2만부 넘게 팔리는 작가분이신데,
번역작업이라는 Second Job을 가지신듯 하다.
우리나라 문학계가 이 정도이다....후...

ps. 짤방과 본문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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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도 너무 길다

Element 2007. 9. 1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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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도 너무 길다 - 하이쿠 시 모음집


어제 신은
신발을 만졌다.
'아직도 져져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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