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타고 떠난 유럽여행 31일째

떠나기 2010. 6. 1. 18:00

자동차타고 떠난 유럽여행 서른한번째날 (2007/07/26)

종이가 부족하다. 새 공책을 하나 더 사던가 해야겠다. (여행기 1권 다씀)

인스부르크 시내 관광을 오전으로 잡고 오후에는 짤쯔부르크 이동으로 잡고는 아침 일찍 텐트를 걷고 캠핑장에서 나왔다. 10시도 안된 빠른 시각. 순금 8000조각으로 만들었다는 황금지붕을 보고 빈에 안가기에 볼 수 없는 오스트리아 황궁을 밖에서 대충 훑어 보았다. 전세계 크리스탈의 100%를 유통하고 있다는 스와로브스키 매장에 들어가 눈요기도 하고 어머니에게 드릴 목걸이도 하나 구입했다. 원산지에 오니 싸긴 싼듯하다. 사실 인스부르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크리스탈의 세계'라는 스와로브스키 전시장을 가려고 했으나 이번에도 역시 입장료의 압박으로 포기하고 이곳 가게로 대신했다. 크리스탈이 예쁘기는 한데 사실 가짜하고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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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돈 많은 여행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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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저거 동상 아니고 사람임


점신은 론니에 소개된 싸고 맛있지만 풍경은 안좋은 식당에 갔다. 대학교 식당이었는데 값이 상당히 저렴했다. 카페테리아식이라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을 수 있었다.(이번 봄에 독일에 다녀오고 사진을 정리하다가 안 사실인데 독일 만하임 대학 식당도 이곳과 같은 식당이었다. 대학 전문 식당 체인인듯). 맛있었다. 구절판처럼 7가지 채소를 잘라 놓은 것에 고기가 얹어 있고 소스가 뿌려져 있는 음식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이게 단지 3유로 밖에 안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었고. 샐러드도 먹고 과일도 먹고 정말 싸고 유용하게 식사를 한듯하다. (ps. 하이네켄 500ml 8개가 불과 3.47유로 밖에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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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오스트라아 황궁

사용자 삽입 이미지유로 2008 카운트 다운 중...이제 2010 월드컵이 더 조금 남았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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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우리가 밥 먹은 대학 식당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오 싸고 맛있었음. 짱!!!




다음 기착지는 모짜르트로 유명한 짤쯔부르크이다. 짤쯔부르크가 오스트리아 국경 쪽에 위치해 있어서 최단경로상으로는 독일을 통과해서 가는 것이었다. EU로 유럽이 하나로 통일이 되서 여러가지 공통점이 생겼고 언어도 똑같이 독어를 쓰는 지역이었지만, 그래도 나라가 바뀐다는 데에 느껴지는 몇가지 차이점들이 있다. 일단 기름값은 오스트리아가 더 싸서 국경을 넘기 전에 기름을 가득 채워야 했다. 그 대신 오스트리아의 고속도로는 울퉁불퉁하고 감시카메라가 많아서 조심히 운전을 해야 했지만, 독일로 넘어가고 나서는 액셀레이터를 밟기 바빠졌다. 오스트리아 고속도로에서는 대낮에도 라이트를 켜도록 되어 있지만, 독일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이런 차이들을 절실하게 느끼며 모짜르트의 도시, 짤쯔부르크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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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서 잠을 잘 3분 민박을 예약하기 위해(여기 가면 족발 준다고 해서 단지 그 이유로 예약...-ㅁ-),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았지만 기욱이와 따로 차를 몰고 시내에 잠시 들렸다 왔다. 무료로 무선랜을 쓸 수 있는 장소를 찾으려고 1시간 동안 노트북을 들고 빙글빙글 돌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예쁜 캠핑장 리셉션


캠핑장 앞에는 넓은 초원 비슷한 잔디밭이 있었고 조금 더 내려가면 놀이터가 있었다. 거기서 축구를 할 수 있는 잔디밭과 작은 골대가 있어서 공을 가지고 놀았다. 오랜만에 그네를 탔는데 이제는 공중에 뜨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다(나중에 동영상 나오는데 그거 참조). 이제 겁이 없어 진 것인가? 놀이터에 놀이기구들이 참 잘 되어 있는 듯 싶다. 기욱이과 은지누나는 놀이터에서 만난 외국인 소녀들(F*ck y*u를 연발하던) 같이 풋살을 하며 놀았는데 나는 여자와 하는 축구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같이 하진 않았다. 오늘도 추위에 떨며 잠에 들었다. (무슨 여름에 유럽갔는데 맨날 추위에 떨며 잠든 이야기만 나옴..-_ㅠ)

 

오늘 거쳐간 도시들 : 인스부르크, 짤쯔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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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사는 이야기 2010. 5. 23. 01:30
내 보물이었던 나의 유럽여행기 1권을 다썼다.
이제 그 책에 담긴 모든 내용이 내 블로그에 옴겨졌으니 더 이상 그 책을 읽어버릴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나의 보물 하나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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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Element 2010. 5. 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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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다.
최근에 이렇게 빨리 읽은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단 3일만에 한권의 책을 다 읽었으니.

예전에 몇번 블로그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도 좋아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책 읽기에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다.
평생 물질을 해왔지만 물속에서 불과 1분 밖에 못하는 해녀 같이,
책 읽기를 좋아하고 생활화 하고 있지만 나의 한계시간은 1시간 남짓 정도 밖에 안된다.
딱 50~60페이지 정도 읽을 수 있는 그 시간이 지나가면 아무리 재미있는 책을 읽더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져 더 이상 읽을 수가 없다.
(이것 때문에 심지어 한권 읽는데 1시간이 걸리는 만화책인 소년탐정 김전일은 한번에 1권씩 밖에 읽지 못한다.)

책을 읽고 읽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상황.
이런 상황을 타게 하기 위한 나의 방법은 나눠 읽기다.
한번에 한권의 책을 읽을 수는 없지만 시간을 쪼개서 여러번에 읽으면 짧으면 일주일, 길면 2주일 안에 읽을 수 있다.
나눠 읽기를 하기 위해 항상 책을 들고 다니려고 노력을 한다.
이렇게 책을 들고 다니게 되면 밥을 먹거나 버스를 타거나 하는 짜투리 시간에 생각보다 많은 양을 읽게 된다.
또한, 책을 읽고 멈춰 있는 시간에 그 책의 내용에 대해 머리 속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기에 읽은 내용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글을 쓰다보니 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가는데 다시 정리해 보자면.
나는 이 책을 3일 만에 다 읽었다.

내가 3일만에 다 읽을 수 있는 계기는 두 명의 저자가 공동으로 지필한 이 책의 특징이다.
진중권 전 교수님과 정재승 교수님이 공동으로 지필한 이 책은 21가지 주제에 대해 서로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한다.
미학자(문과)와 과학자(이과)의 설명을 동시에 들을 수 있기에 책 읽기에 집중력이 부족한 나도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었다.
이건 마치, 시험기간에 수학공부를 하다가 지루해지면 영어공부를 하고, 영어공부를 하다가 지루해지면 수학공부를 하는 것과 같은 경험이다.
만약 진짜 시험공부였다면 저런 식의 공부는 지루함을 줄이고 동시에 성적도 줄이겠지만,
책 읽기는 시험이 아니니 저런 식의 구성이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책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진중권 교수님의 책은 너무 많이 읽었고 (해리포터를 제외하고 내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의 저자이실듯)
정재승 교수님의 책은 중, 고등학교 때 과학콘서트를 읽은 다음으로 처음 읽은 책이다.
저자 프로필에 써 있는 "과학 천재이자 글쓰기의 천재"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글을 잘쓰신다.
우리나라 과학자들 중에 글쓰기로는 유아독존이실 것이다.
우리나라 과학자들 중에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이 거의 전무하니.......

작년인가, 이공계 진학 고등학생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 1위로 과학콘서트가 뽑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역시 과학콘서트는 잘 쓴 책이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온지 10년이 되어가는 저 책을 넘은 책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과학은 재밌구나"라고 느낄만한 책들이 나와야 그걸 읽은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을텐데,
우리나라에는 글을 잘쓰는 과학자가 거의 전무하다.
재미와 흥미를 줄 수는 없으니 "그래도 이공계 나오면 취업은 잘된다"며 현실적인 진로라고 자위하지만,
"의대 나오면 취업(?)도 잘되고 돈도 잘번다"는 현실적인 대안에 깨깽거리며 눌릴 수 밖에 없다.


고백건대, 내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이었던 시절은 박사 과정 때였다. 박사 과정이 행복했던 이유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세상 물정 모르고 수많은 책과 논문과 자료를 미친 듯이 읽을 수 있는 시간과 자격을 부여받았다는 것, 그리고......(후략)



고백건대, 이 석사과정생은 "수많은 책과 논문과 자료를 미친 듯이 읽어야 할 시간"에 크로스를 읽고 있었다.
역시 난 박사가면 안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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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니

사는 이야기 2010. 5. 21. 21:30
"봐도 슬프고 안봐도 슬픈데 그래도 보는게 나아."

안보면 슬프고, 보면 가슴 아프고 어쩔줄 몰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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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조야

사는 이야기 2010. 5. 19. 23:30

"은조야"하고 불렀다.

말 한마디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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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사는 이야기 2010. 5. 14. 22:00
이번 여름은 지난 겨울보다 추울 것 같다.
겨울 같이 기나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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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

생각하기 2010. 5. 13. 22:00
천사와 악마를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종교인 중에 몇몇을 있을듯해서 '거의')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사와 악마를 이야기 할 때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생성을 고민, 고민 생각해보면 머리 속에서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상상이 천사를 만들고,
나의 또 다른 상상이 악마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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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생각하기 2010. 5. 13. 10:30
나의 말은 대화이고,
지인의 말은 소식이고,
타인의 말은 소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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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1

Element 2010. 5. 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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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술에, 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사진에 있다.
미술사에서 불멸의 목표 중 하나였던 완벽한 재현을 해내기 위해 탄생한 사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미술에 대해 알아야 했다. 사실 꼭 사진이 아니더라도 미술을 좋아하긴 했지만(그리기 말고).

교양으로 들었던 서양미술사, 책 '교양' 그리고 미학 오디세이로 이어지는 미술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고 재미있었다. 한손에는 칼을 다른 한손에는 십자가가 세겨진 방패를, 혹은 한손에는 카타르(칼)을 다른 손에는 코란을 든 전사처럼, 내 한손에는 사진책이 들려 있고 다른 한손에는 미술책이 들려 있다. 한쪽은 순수한 목적을 위해, 다른 한쪽은 내가 방향을 잃었을 때 나에게 해답을 준 것이다.

이 책에서 읽었던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러시아 회화에서 나오는 '역원근법'에 대한 것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평행사변형 테이블을 그린 것이 아니라, 직사각형 테이블을 그린 그림이다.


역원근법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기존 서양의 회화에서 쓰는 원근법과는 다르게 가까운 곳은 짧게 먼곳은 길게 그리는 것이 이 원근법의 특징이다. 역원근법이 무엇인지 안다고 해서 역원근법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왜 러시아 사람들은 저렇게 괴상해 보이는 원근법을 쓰게 된 것일까? 그것에 대한 해답이 바로 이 책에 상세히 써있었다.

앞서 사진과 미술은 땔래야 땔 수 없다는 말을 했었다. 사실 내가 역원근법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이 책에서가 아니라 어떤 작가의 사진을 통해서 였다. 그 작가는 책장과 테이블 같은 것을 찍은 후 포토샵을 통해 역원근법적인 사진으로 변모시켰다. 그렇게 변화된 사진은 우리가 평소에 흔히 볼 수 있는 책장과 테이블을 새롭게 만들었다. 재현이 아닌 재인식, 이것이 바로 현대사진이 추구하는 것이고 러시아 회화에서 쓰던 역원근법을 도입해 그는 사진을 통한 재인식을 이루어냈다.


책을 완독했다고 해서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이 들어오진 않는다.
수학의 정석을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책에 나온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는 것처럼, 책을 읽을 때도 꾸준함과 반복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비슷한 내용 혹은 연관된 내용의 책을 꾸준하게 읽어야 한다.
그렇게 꾸준히 읽다보면 어느 순간 이해의 체계가 잡히는 시기가 오게 될 것이다.
그 순간보다 자기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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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사는 이야기 2010. 5. 6. 21:30

도전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 때의 절망감은 어떤 것과 비교 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작은 확률이라도 그런 기회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행복해 질 수 있다.
그와 반대로 그 작은 확률조차 가질 기회조차 없다면 그는 불행해 질 것이다.

로또를 사는 사람들 자신도 당첨될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는 걸 알지만 그 확률을 가진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해지게 된다.
희망으로부터 오는 행복이란 실현의 확률이 아닌 '실현 가능성'자체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오게 되면 로또고 뭐고 다 필요없어 진다.
로또는 돈을 위한 희박한 확률의 기회일뿐, 다른 기회가 되어 주진 못한다.
그래서 단 1000원만 내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로또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고,
행운이 찾아오길 혹은 그와 비슷한 기회가 오길 기다리는 이는 방황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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